알겠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런 이름도 붙기 이전이오. 그러니 아무리 비상한 머리로 천착(穿鑿) 하고 따져 알아도 그것 아니오.· · · · · · 알면 틀려요. 모르면 더 틀리고.· · · · · ·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간에 이 육신을 '나'로 알고, 이놈이 그 모든 것을 한다고 여기고 있는 한, 끝내 깨달음은 없소.· · · · · · 이 고깃덩어리는 지각(知覺)이 없소. 그걸 못 믿는 거요. 믿음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여러분이 상식의 틀 속에 갇혀있으면서도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생각조차 못한다는 소리요. 흔히들 상식이라고 하지만 그 상식이 바로 여러분의 업장(業障)이오. 맑은 거울이 모든 사물을 가감 없이 환히 비추어 내듯이 여러분의 마음도 그러하다는 것 을 믿지 못하고 있소. 거울에 때가 끼면 사물을 제대로 비출 수 없는 것처럼, 여러분 마음에도 잔뜩 때가 그 때가 뭐겠소?· · · · · · 옳고 그른 것, 이롭고 해로운 것, 참과 허망, 범부와 성인 등등 그 모든 것이 때요. 온갖 '그런 것'과 온갖 '그렇지 않은 것', 나아가서 있고 없는 것까지 전부다 여러분의 생각생각이 지어나투는 것이라면, 더 이상 거기에 무슨 근심이 있을 수 있겠소?
-현정선원법정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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