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來不動名爲佛 (구래부동명위불)

舊來不動名爲佛 (구래부동명위불) | 의상대사 법성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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舊來不動名爲佛 (구래부동명위불) 옛부터 움직이지 않아 이름하여 부처라 하네

 

옛부터 그대로 텅~빈 마음의 中道 實踐을 일컬어서 부처(佛)라 함은 바로 形相이나 槪念 觀念 理念의 

名詞化를 떠나 動詞의 關係속의 變化인 毘盧遮那 부처(佛), 淸淨 法身佛로 이름이 붙여진 緣起實相인 

空을 말합니다. 아무 것도 없는 空이 아니라 텅~빈 充滿의 空을 淸淨한 法身佛이라 이름합니다.

 

緣起關係 속의 變化, 隨緣인 비로자나부처님(毘盧遮那佛), 청정한 法身佛, 진리의 몸

 

견도위(見道位)에 오른 수행자가 수습위(修習位)의 수행을 해가고자 할 때 세우는 원(願) 가운데 하나

에, 그전까지 이룩했던 禪定 등의 修行力을 다 비우고  다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서 수행을 하고자 

하는 願이 있습니다. 이 願은 수행자의 修行이란 무엇을 이룩하여 所有하는 것이 아니라 修行으로 얻

는 과(果) 조차도 텅~비어 있는 空이라는 뜻입니다.

 

돌이켜 우리의 日常生活을 生覺해 보면 끊임없이 이 일 저 일로 마음이 들떠서 스스로도 힘들고 이웃

도 힘들게 하고 있는데, 그것은 마음도 所有하고 物質도 所有하고 있는 데에 그 原因이 있습니다

 

마음이라는 이름을 지어 부르고는 있지만 事實은 마음이라는 이름조차도 붙일 수도 없으며 形相으로 

나타낼 수도 없는 텅~빈 空을 意識, 마음(心), 靈魂, 精神, 實體, 神, 부처(佛) 등의 갖가지 이름으로 

所有하고 있으니, 보이는 物質과 形相을 所有하려는 마음은 더 말할 나위조차 없습니다.

 

이 世上 모든 것이 所有의 對相이 되고 있음은 누구나 否定할 수 없는 現實이며,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는 現實이 또한 우리를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것인 줄 돌아보면 

다 알 수 있는데도 끊임 없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업(業)의 傾向性 때문입니다.

 

아무 것도 所有하지 않는 마음인 이 초심(初心)이 善의 마음이라고 하는 理由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初心은 善에 對한 一切의 分別이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業의 傾向性을 떠나 있는 접점(接點)으로

곧 無所有의 空이며 緣起實相/緣起空性을 그대로 나투고 있는 텅~빈 마음입니다.

 

그래서 마음다운 마음은 每瞬間 살아 있는 마음이며, 아무 것도 所有하지 않는 마음으로, 時空의 制限

을 벗어난 마음입니다. 여기서 '옛부터, 舊來'라고 하는 말은 時間을 直線으로 보고 始作과 끝을 말할 

수 있는 時間으로서의 '옛부터(舊來)'가 아닙니다. 始作과 끝을 갖는 時間은 늘 말했듯이 시공(時空)을 

所有하는 것이며 사람을 사람답게 할 수 없는 原因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어진 時空에 우리가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時空을 펼치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인 줄을 사무치게 알 

때 머뭄없는 不動의 時空에서 무한(無限)한 창조(創造)가 可能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아무것도 

잃을 바 없는 곳에서 平常心을 유지하면서 마음의 흔들림이 없이 살게 됩니다. 그것이 '움직이지 않음

(不動)' 즉, 동요가 없는 不動心, 本性, 본래마음, 本心, 眞心, 바로눈앞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現存 입니다. 何期自性本無動搖(하기자성본무동요) 즉, 어찌해서 스스로의 자연성품은 움직임도 없고 

흔들림도 없나!

 

所有에 이름과 모양이 붙여진 모든 것으로부터 自由스러워 질 때가 '움직이지 않음(不動心)'이며 이 

동요가 없는 마음이 修行者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수행(修行), 곧 行을 닦는다는 말은 所有를 持續시켜 

가는 마음이 遍計所執性에 依한 自我意識, 에고의식의 表現임을 確實히 알고 無所有의 텅~빈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때 비로소 自身과 對相 그 어떤 것에도 所有를 위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니 이 부동심 '움직이지 

않는 마음(不動心)'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마음' 부동심이란 所有하고자 집착하지 않

는 마음, 끊임 없는 變化와 아무런 制約이 없이 걸림이 없는 자유자재하게 모든 것과 함께 흐르는 삶 

입니다. 所有 없이 '흔들림 없는 마음(不動心)'으로 살 때, 過去가 우리를 支配하지도 않고, 未來가 우리

를 支配하지도 않으면서, 現在가 우리를 支配하지도 않으니, 과거 현재 미래라는 三世가 있되 그 三世는 

固定되지 않은 時間에서 三世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옛부터 흔들림 없는 삶이라고 합니다. 그 흔들림 없는 삶이 앞서 말한 中道의 자리에 앉

아 있음입니다(窮坐實際中道床), 그리고 그것은 물이면서 波濤며 파도이면서 물이고, 물이면서 얼음이

며 얼음이면서 물인 것 등의 空의 접면(接面)으로 비유했습니다.

 

이는 세상 모든 것은 어느 한 모습으로 固定될 수 없으며, 그 裏面에 變化의 主體도 없으며 단지 全切의 

緣起關係에서만이 各各의 모습으로 현상으로 현시되어 나투고 있는 緣起의 實相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모든 所有가 다 사라질 때, 다시 말하면 微細한 妄想 번뇌의 業識까지도 다 떨쳐버렸을 때

법계등류(法界等流)의 지(智)를 回復하게 됩니다. 이 마음 상태를 증지(證智)라고 하여 해오(解悟)와 

區別하고 있습니다. 解悟란 學習으로 깨달음을  理解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解悟를 眞理를 아는 基準으로 삼을 때는 그것이 解悟인 줄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

면 自身의 知的  理解가 또 다시 業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면서 갖가지 對立과 葛

藤을 불러오게 됩니다.

 

더 나아가 神通과 奇蹟을 行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말이 眞理의 基準이 될 수 없습니다. 이 또한 社會的 

苦痛의 原因이 되고 있음은 宗敎的 갈등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眞理란 認識의 對相이 아니라 

中道의 實踐 뿐입니다. 온생명으로 사는 中道의 實踐에는 人種이나 理念이나 宗敎的 信念의 差別이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人種이나 理念 思想 그리고 宗敎에 따라 分別과 差別이 있다고 착각하고 믿음으로써 個人과 社會의 

不滿과 갈등만을 增幅시켜 왔으며, 오늘날에도 이 힘은 끊임없이 時代的 苦難을 相續시켜갈 뿐입니다. 

이것은 眞理 그 自體와는 아무런 相關도 없습니다. 어떤 祖師 스님께서 "나는 부처라는 이름으로 말하

는 소리가 가장 듣기 싫다"고 하신 말씀은 바로 이 점을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마지막 偈誦에서 말하고 있는 옛부터 그대로인 텅~빈 마음의 中道 實踐을 이름하여 부처(佛)라 

하는 것도 바로 形相이나 理念의 名詞化를 떠나 動詞의 緣起關係 속의 變化인 비로자나佛로 이름 

붙여진 緣起實相 즉, 청정법신 진리의 몸, 연기의 공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특히 形相이나 理念, 사상, 宗敎的 信念 말고도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眞實의 根據조차도 至極히 自己

中心的이라는 말입니다. 이것들이 業입니다. 特別히 自己中心的인 어떤 것이 없는 듯하지만  그 속을 

自細히 들여다 보면 그 또한 얼마나 利己的인가를 알게 됩니다. 바꿔 말하면 形相이나 理念, 사상, 宗

敎的 信念, 스스로 옳다고 生覺하는 眞實에 依한 分裂, 스스로 세운 眞理의 根據 등등이 事實은 그럴듯 

하게 잘 包裝된 利己心, 自我意識, 에고의식이라는 말입니다.

 

이러한 事實을 꿰뚫어 보는 것이 관(觀)입니다. 觀으로 이기심, 에고의식, 自我의식을 잘 관찰해서 꿰

뚫어 自我意識을 벗어났을 때만이 佛 ,곧 깨달음에 대한 修行의 完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깨달은 사

람을 인간들이 부처(佛) 즉, 覺者, 깨달음 사람이라고 이름을 붙여 말할 뿐입니다. 알고보면 이 세상

모든 것, 우주삼라만상만물, 우리들은 본래부터 이미 완전한 부처, 진리, 깨달아 있습니다. 다만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분석 헤아리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생각 망상 망념 번뇌 잡념 상념 의식 마음 卽

알음알이(識), 분별식, 분별심, 분별의식, 지식, 이해, 지견, 견해에 가려있기 때문에 진리의 실상, 佛,

깨달음, 진짜 나, 본래의 나, 근원의 나, 주인공, 자가 자신, 본래면목, 무위진인, 본성, 진심, 불성, 신성

진심, 본심, 바로 눈앞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現存을 보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業의 中心인 利己心 卽,自我意識, 에고의식을 完全히 비우고 벗어나서 깨달음이 日常에서 生活化 되기를 

빌면서 이만 법성게(法性偈)에 대한 이야기를 마칩니다.

 

모두 성불(成佛)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