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땅히 저질러 체험해 봄으로써 매 순간 우리에게 다가오는 온갖 경계를 통해 깨닫는데 있습니다. 저질러 경험해 보지 않고 망설이기만 한다면, 그 생생한 체험과 깨달음 대신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별 쓸모없는 생각의 더미들이 우리를 지배하고 말 것입니다.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온갖 말도 안 되는 고민거리들을 만들어내고, 재잘재잘거리면서 우리를 끊임없이 망설이게 만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제가 만난 전역하는 한 예비역 병장은 군생활 하면서 늘 아버님께 아버님의 평생 소원이었던 집을 지어드리고 싶었었다고 합니다. 늘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 직접 실천해 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고, 저지르려고 해도 너무 막연하고, 돈도 너무 많이 들고, 불가능할 이유들이 자꾸만 생각났었다고 합니다. 마침 그 때가 IMF 이후라 아버님의 일도 잘 안 되시고, 평생 집 한 채 마련하려던 꿈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제대하자마자 일단 저질러 보기로 했다네요. 1학년만 마치고 왔지만 대학 전공도 건축과 였기에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제대하자마자 집짓는 일을 배우기 시작했던 겁니다. 처음에는 공사장에 인부로 취직을 해서 집 짓는 방법을 어께 너머로 배우기 시작했고, 꼼꼼히 카메라로 촬영해 가면서 밤이면 책을 사서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1년 넘게 배운 뒤에는 집짓는 어떤 과정의 학원에서 공부도 하고 그렇게 1년 반을 떠돌면서 집짓는 공부를 한 뒤에, 결국 아버님과 둘이서 건축 자재만 구입하여 직접 집을 짓기 시작한 것입니다. 꼬박 6개월 남짓 걸려 결국 가족의 힘만으로 멋진 집을 지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건축회사에서, 이렇게 보일러며, 전기며, 화장실이며 집 한 채를 혼자 다 지을 줄 아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당장에 취직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왔다고 합니다. 사실 제 동생 이야기입니다. 제 동생이지만, 저도 참 대견스럽데요.
많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선뜻 저질러 실천하지 못합니다. 사회 통념상 집은 직접 짓는게 아니고 건설회사에 의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곤 하지요. 또한 온갖 생각들이 말도 안 되는 계획이라고 비웃을 것이고, 너무 엄청난 일이라 불가능한 이유들만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고, 경험할 수 없고, 더욱이 인생을 깨달아 갈 수 없습니다. 젊음이란 그렇게 저질러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 아닐까요? 설사 저질렀다가 실패하더라도 그 또한 아름다운 삶의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젊은 시절에 남들은 안 하는 엉뚱한 짓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바보 같은 짓이나 남들이 다 비웃는 결정을 단 한 번도 내려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순탄함이 오히려 뻔한 스토리의 지루한 영화 같아지지 않을까요?
우리 앞에 펼쳐진 장대한 삶에 너무 쫄지 말고 당당히 저질러 보십시오. 실패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도전도 해 보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더 큰 두려움 아닐까요?
퇴짜 맞을까봐 고백한 번 못 해 보고 고민만하는 사람보다는 고백도 해 보고, 차여도 보고, 사랑도 해 보고, 이별도 해 보는 그런 삶이야말로 살아있음 그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퇴짜 맞고 기분 상한 그 감정까지도 아름답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차일까봐 두려워서 고백도 못해 보는 그런 사람이 되지는 않겠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고민만 하지 말고 사랑한다고 고백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