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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의 소리를 들으라

장백산-1 2014. 12. 15. 09:40

 

 

 

 

직관의 소리를 들으라 |불교방송 다시듣기

 

 

 

직관의 소리를 들으라

 

 

 

하루는 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한 어머니가 상담 차 방문해왔다. 요지는 중학생 아이를 해외유학을 보내 공부를

시키려고 1년 넘게 준비를 하면서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들을 차근차근 살펴보았는데도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해도 반은 유학을 보내라고 하고, 반은 보내지 말라고 한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아마도 중학생 조기 유학에 대한 몇 백, 몇 천 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논문을 쓴들 어떤 한 가지가 더 좋다고 딱 잘라 결론 낼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생각과 분별, 지식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의 생각과 지식은 이렇듯 사소한 판단하나 조차 명확한 답을 내릴 수가 없다.

 

조기유학에 대한 그 부모님, 그 아이에게 딱 맞는 답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그것은 논문이나, 사례나, ,

지식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아이는 성공할 것이고, 어떤 아이는 실패할 것이라면 내 아이가 그 두

가지 가능성 중에 어디에 속할지를 판단해야 할 것인데, 그것을 외부에서 판단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그것은 그 아이의 문제다. 그것을 가장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일 뿐이다. 그 아이 자신과

부모님의 내면의 무한한 지혜로부터 나오는 오롯한 직관적 판단일 뿐이다.

 

실제 대기업의 회장이나 회사 CEO들은 하루에도 수십 건 이상의 수천, 수억 이상의 돈이 오고 가는 결재를 해야 하는데, 그 모든 결정은 대부분 논리적인 지식이나 생각 보다는 직관과 영감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생각과 직관은 어떤 차이를 가지는 것일까? 먼저 생각에 대해 살펴보자.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의 가장 정점에 서 있는 것이 '생각'이요, '관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생각'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내곤 한다. 생각이 많고, 번뇌가 많고, 욕심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은 이들에게는 언제나 직관적인 영감보다는 자신의 지식과 생각이 우선이다.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가슴보다는 머리를 중시한다.

그들은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이뤄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조금 더 침착하고 고요하고 느리게 다가오는 직관의 소식을 듣기 보다는 좀 더 빠르고 직접적이고 쉽게 써먹을 수 있는 머리를, 생각을 선호한다.

 

생각이 만들어 내는 일들은, 그 생각이 아무리 정교하고 많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연구 끝에 만들어 진 것일지라도, 많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생각은 전체적이지 않고, 우주적이지 않으며, 진리를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각은 한 가지 문제가 생기면 바로 그 한 가지 문제에 한정하여 생각을 짜낸다. 그러나 본질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면 그 문제는 그 한 순간에만 한정된 일이 아니라 온 우주적이고도 연기적인 사건으로써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문제는 결코 단편적일 수가 없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일지라도 그것은 우주적이다.

러니 생각이, 머리가 어찌 그것을 알 수 있단 말인가.

 

일을 추진할 때도, 어떤 결정을 내릴 때에도 마찬가지다. 지혜롭고 본질적인 일들은 언제나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고 자연스럽게 온다. 억지스럽거나, 욕망 중심적이거나, 성취 지향적이지 않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생각을 굴려 온갖 지식과 정보를 총동원하여 결론을 도출해 내려고 애쓰지 말라. 차라리 생각과 논리를 잠시 옆으로 비켜놓은 채 마음을 관함으로써 텅 빈 가운데 충만하게 피어나는 영감과 직관의 소식에 귀를 기울여 보라.

 

직관과 영감은 생각보다 더 깊다. 가슴이 머리보다 더 깊다. 더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나온다. 그것은 때때로 내 안에 있는 신의 소리를, 붓다의 메시지를 품고 온다. 그렇기에 예민하게 깨어있는 존재일수록 그 소식을 더 온전하게 들을 수 있다. 내일은 직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