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여섯 문과 여섯 도둑놈

장백산-1 2015. 5. 1. 16:20

 

 

 

15. 04. 29 - 여섯 문과  여섯 도둑놈    

 

 

 

깊이 숨을 쉬라

 

숲의 생명들을 스치고 불어오는 차고 맑은 바람을 통해 봄소식을 전해 듣는다.

코끝에서 들고 나는 숨이 한결 부드럽고 따뜻해 졌다. 이런 날 숲 길을 거닐며 呼吸을 관찰하는 것은

그 어떤 宗敎的인 儀式 보다도 더 神聖하게 느껴진다. 내 나이만큼의 세월동안 숨을 쉬며 살아왔지만

이렇게 깊이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 보는 일은 近來에 들어와서다.

 

우리는 보통 몸이라는 것이 따로 있고, 내 몸 밖의 對相이 따로 있다고 生覺하고 있지만,

肉身이나 對相의 眞實한 모습, 實相은 固定不變하는 獨立的인 實體가 없이 그저 텅~비어 있다.

안팎으로 가르는 分別 分離라는 게 텅~비어 空虛한 것이다. 텅~비어 空한 이 法界, 眞理의 世界에서

본다면 안이라는 것도 밖이라는 것도 이 世上 모든 것이 다 텅~비어 空해서 存在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呼吸을 할 때 코를 통해 空氣만 들고 나며 움직일 뿐. 그저 저쪽 산에서부터 바람이 불어와 우리

뺨을 스치고 다시 다른 쪽으로 불어가듯, 우리 몸 또한 코를 통해 그저 바람이 因緣에 따라서 불어오고

불어갈 뿐이다. 呼吸이 끊어지면 그냥 우리 목숨도 끊어지는 것 아닌가.

 

그래서 呼吸을 觀察함이 重要하다. 숨을 들이쉬고 내 쉬는 사이에 生死가 달려있으며, 나아가 그 숨쉬

사이에서 解脫에 이르는 빛을 發見할 수 있다. 呼吸은 오직 '지금 여기 이 瞬間 이 자리'의 空氣의 움직임

이며, 깨달음도 오직 지금 여기 이 瞬間 이 자리에 意識을 集中함으로써 發見되기 때문이다. 一切의 生覺

妄想 煩惱 分別心을 다 놓아버렸을 때, 오직 지금 여기 이 瞬間 이 자리에는 들고 나는 숨만이 寂滅한

沈默으로 피어오른다. 바로 들고 나는 그 숨을 놓치지 말고 觀察해야 한다.

 

이처럼 大地의 바람이 코와 입이라는 門을 通해 들고 나듯이, 우리 몸의 여섯 感覺器管 卽, 눈,귀,코,혀,몸,

마음, 또한 다만 나와 對相을 이어주는 門일 뿐이다. 그러나 여섯 개의 그 門은 안과 밖이 따로 없는 그저

因緣 따라서 열리고 닫히는 텅~비어 있는 空한 門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라는 實體가 이러한 텅~빈

空한 것일 뿐이다. 實際로 固定不變하는 獨立的인 實體로써 내가 있고, 相對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텅~비어 空한  眼耳鼻舌身意(눈, 귀, 코, 혀, 육신, 마음)인 여섯 感覺器管(六根)을 通해 色聲香味觸法

(모양, 소리, 냄새, 맛, 감촉, 생각의 대상)인 여섯 對相(六境)이 텅~비어 空한 固定된 實體 없이 因緣에

따라서 들고 날 뿐이다.

 

참고로 六根이란 우리 몸의 여섯 가지 感覺器觀인 眼耳鼻舌身意 卽, 눈귀코혀몸의식을 말하고, 六境이란

色聲香味觸法 卽, 六根의 對相인 모양, 소리, 향기, 맛, 촉감, 생각의 모든 대상을 말한다. 이 六根 六境이

텅~비어 空해서 固定不變하는 獨立的인 實體가 없기 때문에 六根을 '나'라고 할 것도 없고, 六境을 '對相'

이라고 對相과 나를 나눌 것도 없는 것이다. 텅~빈 虛空을 칼로 베어서 둘로 나눌 수 없듯이. 우리 몸도

空하고 바깥 對相도 空할 뿐이다.

 

이렇게 나와 世上이 텅~비어 空하다면 그러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 것도 없다. 이 世上은 本來 그저

텅~비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여섯 感覺의 門을 精神 차려서 잘 지켜보고 그 여섯 門으로 들락

날락하는 것들을 잘 觀察해야 한다. 守門長이 졸고 있으면 城 안에 있는 온갖 金銀寶貨를 누가 훔쳐가는지

어찌 알겠는가. 여섯 感覺器觀을 잘 지키지 않고 놓치고 산다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다. 이 여섯

感覺器管이라는 門을 졸지 말고 精神 팔지 말고 精神 똑바로 차려서 잘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肉身도 肉身의 여섯 感覺器管도 텅~비어 空해서 固定된 實體가 없고, 對相도 텅~비고 空해서 實體가

없으며, 오고 가는 것 또한 텅~비어 固定된 實體가 없다. 이 世上 모든 것, 現象世界는 다만 變化할

뿐이다. 宇宙法界의 因緣에 따라서 다만 變化하면서 흘러갈 뿐이다. 바로 그 움직임, 變化를 놓치지

말고 알아차려야 한다. 그랬을 때 안팎이 따로 없는 온 宇宙 法界의 本來 性稟을 알아차려 볼 수 있다.

 

온 宇宙法界의 本來 性質을 알아차려 볼 때 우리 몸은 깨어난다. 우리 몸과 마음은 가장 理想的인

氣運으로 波動치고 있다. 城 안의 모든 것들도 텅~비어 空하고, 城 밖의 모든 것들도 텅~비어 空하며,

城門으로 들고 나는 모든 것들 또한 텅~비어 空하고, 城門이라는 自體 또한 텅~비어 空하다는 事實을

깨닫게 된다. 안과 밖이 따로 없기 때문에 내가 곧바로 宇宙가 되는 것이다. 여섯 門을 잘 지키라.

여섯 도적놈인 모습, 소리, 냄새, 맛, 감촉, 생각의 모든 대상이 제멋대로 들락거리지 못하도록....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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