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04. 30 - 대자연과 공명하는 삶
대자연과 공명하는 삶
바야흐로 봄의 한 가운데에 와 있다. 지난 달 매화, 산수유를 시작으로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이
피어나더니 이제는 철쭉과 영산홍, 수수꽃다리, 미선나무에서 꽃이 피어나고 또 앵두꽃, 복사꽃, 배꽃도
아름답게 피고 지며 이 아름다운 생명의 4월을 마감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고개를 숙이고 산길을 걷다 보면 제비꽃, 별꽃, 꽃다지, 양지꽃, 민들레, 냉이꽃,
광대나물이 발아래 한창이고 또 원추리, 씀바귀, 고들빼기, 냉이, 쑥 등의 봄나물이 봄의 기운을 흠뻑
느끼게 해 준다. 또 숲은 어떤가. 4월 초까지만 해도 침묵하던 숲이 중순이 지나면서부터 수런수런
초록이 물들기 시작하더니 며칠 되지도 않아 감쪽같이 숲 색깔을 딴 색깔로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自然의 變化를 조용히 지켜보면서 4월 한 달을 보냈다. 물론 바쁜 일도 많았지만 바쁜 가운데
內面의 뜰 마음을 지켜보듯 宇宙 大自然의 움직임, 變化를 지켜보며 조급한 마음을 한 템포 늦출 수
있는 여유를 가졌고, 어떨 때는 꽃마리 하나 피어나는 것을 보겠다고 한 나절이나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大自然의 움직임 變化에 발맞춰서 내 마음도 내 몸도 봄과 함께 피어났다.
꽃마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 수많은 봄꽃들 중에서도 꽃마리 처럼 작고 앙증맞은 꽃이 또 있을까.
간난 아이 새끼손톱보다 작다고 하면 얼마나 작을지 짐작이 가려나. 그만큼 작기 때문에 언뜻 보아서는
이것이 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모르긴 해도 꽃마리 라는 이름은 들어 보았던 사람들도 꽃마리 라는
꽃이 우리 주위에 地天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 꽃을 關心 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이렇게 精神없이 살고 있다. 우리와 함께하는 大自然의 變化를 바라보며 交感하고 그 素朴하지만
깊은 幸福感에 젖어들 수 있는 生命의 精神이 많이 희미해 졌다. 봄이 오고 온갖 生命들인 꽃들이 地天으로
피어 꽃사태를 이루지만 바쁘기만한 우리 마음은 여전히 차가운 겨울이지는 않은가. 山色이 지난 한 달여
동안 완전히 다른 옷을 갈아입었지만 그 事實이 우리 마음에게는 별 意味 없이 다가오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나 또한 大自然이란 길동무를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기 前에는 늘 그 자리에 있던 이 自然들에게
아무런 關心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내 內面에 大自然이 깊이 들어오고 난 뒤부터 내 삶은 그야말로
確然하게 바뀌었다. 大自然과 共鳴하는 삶은 그 어떤 깨어있음 보다도 惺惺寂寂한 寂滅을 가져온다.
이렇게 大自然을 觀察하고 交感하다 보면 어느덧 나 自身이 大自然의 一部가 된 듯 나와 大自然과의
境界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 一體感 속에서 本來부터 고요한 大自然의 性稟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첩첩이 겹친 푸른 산은 부처님 도량이요, 맑은 하늘 흰구름은 부처님 발자취며, 뭇 生命의 노랫소리
부처님 설법이고, 大自然의 寂滅함은 부처님 마음'이라고 했던 옛 사람의 뜻이 사무쳐 온다. 法身佛은
이렇게 늘 宇宙萬物 大自然으로 피어나고 있다. 大自然과 交感해서 하나가 되는 것이야말로 宇宙萬物
大自然의 본바탕, 根源인 텅~빈 바탕 法身佛을 늘 우리 곁에서 親見하며 사는 삶이 아닐까.
또한 宇宙萬物 , 大自然과의 交感은 우리들 안에 神과 만남에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大自然의 경이로움에
눈 뜰 수 있는 者만이 내 안에 神한테도 다가갈 수 있고 宇宙 大自然에 두루 充滿한 神, 法身佛을 만날 수
있다. 方便인 經典의 文字나 戒律에만 얽매이고 치우치는 것 보다는 우리 안팎에 大自然의 神聖함에 대한
열린 自覺과 섬세한 觀察이 우리들를 참된 信仰의 길로 引導할 것이다.
人間에게만 佛性이 靈性이 있는 것이 아니라 宇宙萬物 大自然에도 똑같은 性稟인 靈性 佛性이 깃들어 있다.
事實이 이렇기 때문에 人間은 自然과 交感하면 할수록 神과 佛, 佛性 靈性과 가까워지고 自然과 멀어질수록
利己心와 貪欲心에 이끌림을 당하는 노예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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