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06. 09 - 중독되지도 말고, 중독과 싸우지도 말라
중독되지도 말고, 중독과 싸우지도 말라
삶은 모양도 없는 텅~빈 바탕 공간 하나의 성품,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 완전하기 때문에
그 완전한 삶을 통째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술, 담배, 약물등의 重毒
이나 고통이나 분노나 폭력 性向이 있는 사람들도 그런 性向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런
性向을 인정하고 변화시키려고 애쓰지도 않은 채 그냥 내버려 둬야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지 않고 개선하고
노력해야 한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과 배치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궁금해 한다.
먼저 重毒에서 벗어나려면 중독적인 대상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투여하지 말아야 한다. 보통 중독된 사람들을
보면 중독된 것에 과도한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그 에너지가 도리어 그 사람을 지배해 버리고 만다.
사람들은 보통 중독되었을 때 중독에서 놓여나는 방법으로 중독적인 것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택하곤 한다.
精神力으로 중독과 싸워서 영광스럽게 승리를 거두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정말 어렵다. 그리고 사실
그다지 권장하고 싶은 방법도 못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중독적인 대상을 敵이라고 규정하고, 그것을 싸워 이겨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면서, 나와
중독적 대상 둘을 나누어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로 나누게 되면 그 중에 하나는 선택받고 하나는 소외되며,
둘 중에 하나는 敵이 되고 하나는 我軍이 되고 만다. 둘로 나뉘는 곳에는 언제나 分離感, 다툼,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싸워 이겨야 겠고, 끊어버려야겠다는 生覺은 그 중독적인 것을 거부하는 생각이다. 중독과 싸워 이기려는 그
에너지로 인해 우리는 늘상 에너지가 낭비되고 탈진될 수밖에 없다. 또한 마음속에서 강하게 거부를 하게 되면
사실은 거부하는 그것이 더욱 큰 에너지를 받게 된다. 거부하는 그 마음이 오히려 에너지를 키우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중독적인 것들은 그것을 '절대' 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하고 싶어진다. 거부하려 애쓰면 애쓸
수록, 오히려 거부하는 바로 그것이 지속된다. 중독적인 것에 더 중독되는 결과를 초래하곤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거식증과 폭식증이 반복되는 사람이 있다. 음식을 안 먹겠다는데 執着이 심한 사람은 안 먹고
안 먹는데 너무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된다. 먹고 싶은 것을 꾹꾹 눌러 참는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가면 結局 눌러 참고 참다가 그냥 에너지가 爆發하는 것이다. 폭발해서 그 때부터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계속해서 미친 듯이 먹어 대는 것이다. 거식증에 집중된 에너지가 도리어 다른
극단인 폭식증으로 뒤바뀌는 것이다.
이처럼 極과 極은 通하는 법이다. 어느 한 쪽에 極端的으로 執着하면 그 反對便, 반대급부도 상승하는
것이다. 이 宇宙는 모두가 끊임없이 파동하는 에너지파장이라고 하는데, 波長이라는 것의 特性이 어느
한 쪽이 크게 올라가면 反對로 내려가는 波長도 增幅이 커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反對는 어떨까? 중독적인 것을 끊어 없애려고 싸워서도 안 된다면, 그냥 중독적인 것들을
계속 좋아하고 빠져들어 계속 중독된 삶을 넋놓고 그저 중독된 채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그 또한 중독적인
모든 것들을 좋아하고 집착하고 소유하려는 쪽으로 에너지를 쓰는 것이기에 마찬가지로 에너지 낭비가
심해진다. 담배를 구하고, 마약을 구하려고 온갖 짓을 다 하러 뛰어다니느라 힘이 빠지고, 또한 술 담배며
약물을 취하면서 더욱 더 生命力은 땅에 떨어지고 마는 것이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면 어찌해야 할까? 내일 그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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