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06. 11 - 불이, 둘이 아닌 한 바탕
不二, 둘이 아닌 한 바탕
佛法은 둘로 나누는 二法이 아닌, 나뉘어지지 않는 不二法이라고 한다. 이것이 中道다. 볼펜을 길거나 짧다는
어느 한 쪽으로 규정지을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길거나 짧다고 判斷해 認識한다. 나아가 그 어떤 사람도
性格이 좋거나 나쁠 수 없지만, 우리는 어느 한 쪽을 마땅히 選擇해서 他人을 認識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兩
쪽이 서로 다르지 않은 하나다. 길다는 것은 짧은 것이 있어야만 성립할 수 있는 分別이며 槪念이다. 짧은 것
이 없으면 긴 것도 없고 긴 것이 없으면 짧은 것도 없다. 相依相關的이고 緣起的인이다.
그래서 길고 짧은 것은 因緣假合으로 相互依存的이고 緣起的으로만 成立될 뿐, 고정불변하는 독립적인
實體로 길고 짧은 것이 아니다. 긴 것이 있어야 짧은 것이 있기에 긴 것이 사라지면 짧은 것도 사라진다.
서로 共生共存의 관계인 것이다. 이 말은 길고 짤은 이 두 가지는 겉으로 보기에는 둘로 쪼개어지는
개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둘이 아닌 하나라는 뜻이다.
性格이 좋다거나 나쁘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성격이 나쁜 사람이 있어야 그 사람보다 성격 좋은 사람이
성립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무인도에 혼자 산 사람은 자신이 큰지 작은지, 성격이 좋은지 나쁜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전혀 아무것도 알지 못할 것이다. 분별할 대상,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격이 나쁜 사람이 있어야 성격 좋은 사람도 존재하며, 남자가 있어야 여자도 존재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만 없는 사람도 존재한다. 성격 나쁜 사람이 없으면 성격 좋은 사람도 없다. 이 모두는
공존 관계이며, 뗄레야 뗄 수 없는 不二의 관계다. 둘이 아닌 ‘하나’인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槪念짓고 分別해서 이해할 수 있는 모든 認識들은 全部가 이와 같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소멸하므로 저것이 소멸하는’ 緣起的 關係이다. 緣起的 關係라는 말은 거짓된
虛妄한 分別일 뿐 本質 바탕에서는 진짜에서는 分別될 수 없는 것이란 뜻이다. 또한 연기적 관계라는
것은 그 二分法으로 나뉜 모든 것이 사실은 둘이 아닌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 둘로 나뉘는 것은
우리 안에서의 分別心에서만 가능한 것일 뿐, 眞實의 자리에서는 그 어떤 것도 나뉘지 않는 全切로써의
‘하나’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宇宙의 根源的 眞理다. 이 世上은 단 하나도 둘로 쪼개지지 않는 全切
로써의 ‘하나’일 뿐이다. 물론 이 ‘하나’라는 말도 方便의 말에 불과하지만, 애써서 말로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보니 ‘하나’라는 方便이 그나마 허물이 적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우주는 전혀 둘로 나뉘어지지 않은 ‘하나’요, ‘한 바탕’이고, ‘한 마음’이다. ‘나’도 타인도 둘이 아니다.
모두 나와 둘이 아닌 하나다. 물질도, 정신도, 사람도, 우주도 모두가 둘로 나뉘지 않는 참된 '하나'다.
예를 들면 이 하나의 바탕은 마치 꿈과 같다. 꿈 속에서는 모든 사람들도, 우주도, 사물도, 사건 모든 것들이
등장하지만 그 꿈 속 모든 세상은 사실 다 낱낱이 떨어져 있는 별개의 존재가 아닌 모두가 '하나'의 ‘꿈’이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 현실도 分別心, 生滅心으로 볼 때는 가지 각각으로 나눠저 있는 듯 하지만, 分別心을
넘어서서 根源에서 보게 될 때는 모두가 하나도 나뉘지 않는 참된 ‘하나’, ‘한마음’만을 보게 될 뿐이다.
부처와 중생도 하나요, 나와 너도 하나고, 인간과 동물도 하나이며, 삶과 죽음도 하나요, 모든 생각과 견해,
사물과 사람, 물질과 정신, 둘로 나뉘어져 있는 모든 것들이 전혀 나뉘어지지 않은 한마음이요 한바탕이다.
바로 이 ‘하나’임을 바로 보는 것이 見性이고 깨달음이다. 이 세상 모든 것들, 우주만물이 하나인 줄 알면
삶이 완전히 바뀐다. 둘일 때 다툼이 있고, 욕심이 있고, 추구하고 원할게 있지 하나밖에 없으면 그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완전한 평화, 완전한 자비만이 있게 된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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