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떳떳한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참 멋있습니다. 그들의 직함은 대기업 본부장 아니면 실장이고 집안도 걱정할 일이 없는 재력가이기
일쑤입니다. 열심히 일을 하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애인이 야근하면 초밥을 사들고 가는 사람들, 그건
가짜입니다."
어느 잡지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그래요, 가짜지요. 아니, 진짜일수도 있습니다. 분명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그렇지 못하니 가짜라고 믿습니다만 그것은 가짜라기보다 엄밀히 말하면 理想일 수도 있습니다. 現實은,
未來가 없어 보이는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늘 큰소리만 치는 소시민이고 맞벌이에 지치거나 돌아가며 아이를 봐야하는 상황. 이게
진짜지요. 아니, 현실이지요.
그럼에도 드라마라는 허구를 믿거나 믿고 싶은 건 그렇게 되고 싶거나 되지 못한 것에 대한 代理滿足일
겁니다. 그래도 대리만족감이 맘은 편할 때가 있습니다. 비록 근사한 애인이 직장에 초밥을 들고 오지 않아도, 간식으로 동료들과 김밥내기를
해도 내가 나에게 떳떳한 그런 것 말이지요. 편법을 쓰지 않은 당당함, 내가 내 실력을 믿는 자신감, 그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닐까요.
- 최선옥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