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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친구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주의점

장백산-1 2016. 2. 19. 03:07

 

이성친구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주의점

 

 

젊은 청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이성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이성친구가 떠나가거나, 배신하고 다른 사람에게로 가거나 했을 때 그 괴로움은 때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도 합니다. 심지어 제가 상담한 친구 중에는 그 질투심과 괴로움을 못이겨 정신이상까지 오

는 경우를 보기도 하였으니까요.

 

특히 누가 보기에도 예쁘고 착하고 최고의 친구라고 생각할 만한 이성친구를 사귀는 사람일수록 그 괴로

움은 클 수밖에 없더군요. 그런데 누가 봐도 너무 예쁘고 매력 있는 그런 이성친구일수록 중간에 헤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봐도 좋은 사람을 누가 본들 좋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렇게 누가봐도 매력

있는 이성친구와 사귀다 헤어지게 되면 그 후유증이 꾀나 오래 갑니다. 예쁘고 매력 있는 만큼 집착도 클

수밖에 없던 것이지요. 특히 그 이성친구가 나만 바라보고 나를 절대 저버리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

던 사람들일수록 그 괴로움과 질투심, 배신감은 극에 달합니다.

 

그런 청춘들에게 저는 언제나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 내 자유인 것처럼, 그녀가

그 남자가 나를 떠나가는 것 또한 그 사람 마음 속의 자유인 것이지, 그것을 배신이라고 생각하거나, 성격이

나쁜 사람이라서 그런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이지요. 사실 냉정하게 따져본다면, 한 사람을 사랑하다가

마음이 식어가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 사실을 가지고 그 사람

나쁜 사람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요. 사람은 누구나 그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자연

스러운 것이니까요.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고, 부족하고, 때로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흔쾌하게 받아들이세요.

 

한번은 40대 초반의 남자 한 분이 찾아오셨어요. 이 분은 자신이 돈도 잘 벌고, 능력도 있고, 외모도 이만하면

괜찮고 자신은 특별히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인데, 지금까지 마음에 드는 여자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꼭 무언가 한 가지씩 단점들이 있더라는 것이지요.

 

이 분의 고민은 마음에 확 드는 여자들은 이미 다 시집을 가 버렸고, 지금은 조금 부족한 사람들 밖에 없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계속 찾고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함께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 중이라

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성친구를 사귀거나, 결혼을 할 때 ‘완벽한’ 사람을 만나려 하면 안 되겠죠. 어쩌면 그런 완벽한 사람

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특히 결혼을 전제로 할 때는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집니다. 경제력도 좀 있

어야 할 것 같고, 학벌이나 외모도 좋아야 하고, 성격도 좋아야 하고, 시부모님도 좋은 분이어야 하고, 예전

에 사귄 남자나 여자들도 좀 없었으면 좋겠고, 요즘 남자 여자 같지 않게 속도 깊고, 부모님도 모셨으면 좋

겠고 등등 끊임없이 조건을 붙이다보면 그야말로 이 지구에는 없는 희귀종을 찾고 있는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성을 사귈 때는 조금 못났거나, 조금 단점이 보이거나,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 그런 사람을

사귀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야 부족한 부분을 서로 맞춰주고, 서로 배워가며, 깨달아가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를 보살펴주고, 그의 단점들을 함께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

다운 사귐의 이유가 아닐까요? 너무 완벽한 사람을 찾으려 하지 마세요. 우리 모두는 완벽하기 때문이 아니

라 조금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누군가를 찾고 사랑하며 의지하고 살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부족함은 그

자체로도 또한 아름다운 것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 가르침의 核心은 智慧를 증장하고 慈悲를 실행해 나가는데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번

生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어떻게 하면 더욱 더 이웃에게 사랑과 자비

를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이 두 가지를 실행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존재의 가장 중요한 삶의 지침이고, 존재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혼이나 이성친구를 사귀는 것도 이 같은 가르침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성친구를 사귀거나 결혼을 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랄까 이유는 바로 그 상대나 배우자를 통해 지혜와 자비를 닦아가기 위함입니다. 그

결혼이나 이성친구를 통해 조금 더 지혜로와지고, 서로 조금 더 돕고 사랑함으로써 상대에게 서로 자비를

선물해 주는 것이지요.

 

밝고 아름다운 인연은 서로의 사귐이 깊어질수록 서로 간에 단점을 보완하게 되고, 서로에게 배우게 되며,

서로를 통해 지혜와 사랑을 깨달아 가게 됩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보다 만난 뒤에 더 착해졌다거나, 더

가슴이 따뜻해 졌다거나, 온전히 그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무언가 노력했다거나, 즉 조금 더 지혜로와

지고 자비로와졌다면 그 관계는 아름다운 인연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상대방을 통해 깨닫고자 한다면, 상대가 완벽하고 잘난 사람이면 그를 통해 깨닫고 배워갈

것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조금 부족해야 그 부족함을 서로가 메워줄 수 있고, 서로의 사랑으로 서로를 채

워줄 수 있습니다. 성격이 서로 완벽하면 싸울 것이 없겠지요. 그러나 성격이 부처님 같이 자비롭지는 못

하다보니 서로 부딪치고 싸우게도 되고, 서로의 입장 차이 때문에 다투기도 합니다. 그렇게 다투고 나야,

그 과정 속에서 내 마음의 이기심도 보게 되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어리지 못하고 내 마음만 앞세운 것도

알게 됩니다. 보다 더 깊이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봐야 겠다는 점도 깨닫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서로의 단점들이 있을 때, 그것을 통해 깨닫게 되는 구조가 바로 이 사바세계라고 부르는 이

세상에서 지혜와 사랑을 깨닫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이 고해이고, 참고 인내하는 세계, 즉 忍土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부족한 중생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린 모두 조금씩 부족한 사람들이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고 관계 맺으면서 서로를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보게 되고, 깨닫고 채워가

야 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러니 완벽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이번 생에서의 목적이 아닙니다. 또 그런 사람도 없고요. 완벽한 사람을

만나서 결혼한 사람은 대부분 결혼 후에 그 幻想이 깨지는데서 오는 더 큰 아픔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 부족한 사람을 만나 사귀고 결혼하더라도,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지혜롭게 하고 사랑하게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바로 그 단점을 수용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깨달아 나가는

삶이야말로 모든 만남과 사귐의 목적이기 때문이지요.

 

혹시 그야말로 누가 봐도 완벽한 두 사람이 결혼을 했다고 한다면, 그 두 사람은 매우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결혼을 한 것일 수 있습니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두 사람이 만나면 그 사이에 큰 힘이 생겨납니다. 바로 그

지혜와 자비의 힘으로 두 사람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지혜를 傳

하고 사랑을 傳하는 傳法度生하는 부처로서의 삶의 몫을 실천하라는 의미인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조금 부족한 사람을 사귀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고 당연한 것이니 너무 완벽한 사람을 찾으려

고 애쓰지 마세요. 사람을 사귀는데 너무 머리를 굴리지 말아야 하지요.

 

-법상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