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일
[문] ‘아무 일 없다’는 사실은 머리 속으로는 잘 알지만, 돌아서면 온갖 일들이 실제로 덮쳐오니 이를 어떻게 다스려야 합니까?
[답] 참으로 이 세상이 아무 일 없음을 분명히 안다면 다시 뭘 또 다스릴 일이 있겠소? 아무 일 없다는 말을 듣고 그 말을 통째로 집어 삼켜서 “아무 일 없다더라” 하는 식으로, 그저 知見인 망상 번뇌를 하나 더 늘리는 것으로써 공부를 삼는다면, 그 사람은 정작 아무 일 없는 이 세상의 참 모습의 경지를 깨치긴 영영 글른거요.
무슨 法門이라도 일단 들었으면, 왜 그렇게 법문으로 말을 하는지, 왜 이 세상이 아무 일 없다고 말을 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사무쳐질 때까지 스스로 깊고 철저한 참구가 필수요. 그건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거요. 그저 허구한 날 시계추처럼 주말이면 으레 법회에
한 번 나와서 맨날 듣는 그렇고 그런 소리쯤으로 알고, “그렇다더라” 하며 넘겨버린다면 언제 그 진지한 첫 발걸음을 내딛을 기약이 있겠소? 눈앞에 펼쳐지더라도 그 어떤 것도 몽땅 다 인연생기(因緣生起)하지 아니 한 것이 없는 거요. 세상만사,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전부 그와 같이 實像이 없고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는 꿈같고 신기루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 같은 것이기 때문에 實際로는 이 세상에 아무 일도 일어나는 한 法도 없다고 말하는 거요.
眞實로 面前에 눈앞엔 한 法도, 단 하나의 物件도 없소. 따라서 보고 듣고 먹고 자고 하는 일상의 모든 체험은 다 꿈속에서 벌어지는 그것처럼 허망해서 실다운 게 없다는 事實을 철저히 사무쳐야 하오.
본래 이 세상에는 아무 일도 없는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꿈속의 괴로움, 꿈속의 즐거움을 실제인 줄 진짜 처럼 철석같이 믿고 그 속으로 빠져들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괴롭건 즐겁건 그것이 몽땅 다 텅~비어서 실체가 없는 것임을 훤히 꿰뚫어 보기 때문에 전혀 손끝 하나 까딱 할 필요도 없이 이 세상 모든 것에서 훌쩍 놓여날 수 있는 거요.
-현정선원법정님-
|
'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속에서 주인과 나그네가 서로 말을 주고 받네 (0) | 2016.04.06 |
---|---|
나와 가장 가까운 그것은? (0) | 2016.04.06 |
당신은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습니까 (0) | 2016.04.04 |
Emptiness Dancing (0) | 2016.04.04 |
[스크랩] 인간 마음도 컴퓨터로 복제가 되나요? (0) | 2016.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