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한 번 쉬어버리니 온갖 경계가 한가롭다.
시비를 끄집어내어 나에게 따지지 말게. 떠도는 삶과 덧없는 사람의 일이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네.
기래끽식곤래면(飢來喫食困來眠) 일종평회만경한(一種平懷萬境閑)
막파시비래변아(莫把是非來辨我) 부생인사불상간(浮生人事不相干)
- 백운경한(白雲景閑, 1298~1374)
눈을 통해서 사물을 보고 귀를 통해서 소리를 듣는 일이 모두 부처가 하는 일이 분명합니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똥마려우면 똥을 싸고 피곤하면 잠을 자는 일이 생생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부처가 하는 작용입니다. 오줌 누고 똥 싸는 일이 다 거룩한 불공(佛供) 불사(佛事)인 것입니다.
이와같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日常事를 떠나서 따로 부처와 부처가 하는 일이 있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온갖 對相 境界, 이 세상 모든 것들, 우주삼라만상만물이 한결같이 부처이고 또한 부처가
하는 일이라는 이 하나의 事實로 歸結되어야 한 번 크게 쉴 수 있습니다. 다섯 가지 감각기관과 의식
으로 바깥의 대상 경계들을 쫓아다니며 取捨 是非 分別하는 생각 의식 마음의 일이, 꿈속의 경계를
꿈인 줄 모르고 진실인 것으로 깜빡 錯覺하는 일과 같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주삼라만상
만물의 千差萬別의 現象이 오직 한 마음, 부처(佛)의 작용일 뿐입니다.
우주삼라만상만물의 온갖 차별현상이 그대로 평등한 한 마음이요, 평등한 한 마음이 그대로 온갖
차별현상의 우주삼라만상만물임이 분명해야 합니다. 그러할 때 옳고 그름이 없는 가운데 분명하게
옳은 것은 옳은 것이요, 그른 것은 그른 것이라고 분별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분별하며 살더라도
옳은 차별에도 머물지 않고, 그른 차별에도 머물지 않습니다.
문득 돌아보면 허공에 떠가는 뜬구름처럼 덧없는 것이 우리네 삶, 인생입니다. 속절없이 오고 가는
허망한 現象들에 執着함이 없이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 단지 이 한 마음에 머무는 바 없이 머뭅
니다. 왔지만 온 바가 없고, 갔지만 간 바가 없습니다. 그런 중에도 예전처럼 해는 떠서 지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고, 겨을이 가면 봄이 옵니다.
- 몽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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