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몽땅 다 꿈속의 일일뿐

장백산-1 2016. 6. 22. 13:09

몽땅 다 꿈속의 일일뿐


[문] 기분이 나빠 상대방에게 불끈 화를 내고는 이내 화를 낸 제 스스로를 또 책망합니다. 


[답] 늦었더라도 그렇게 제 스스로를 돌이켜 볼 여유가 생겼다는 건 그만큼 성숙했다는 얘기니 

너무 스스로를 들볶지 마시오. 옛말에도 있듯이 그저 미운 애한테 떡 하나 더 준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지내면 세상만사에 갈등이 있을 수가 없소.


단, 萬法이 인연생기(因緣生起)하기에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自體의 性稟이 없으니, ‘나’도 남도, 

‘나의 생각’도 남의 생각도, ‘나의 것’도 남의 것도 그게 몽땅 다 꿈속의 일일뿐 전혀 독립되고 

고정된 實體가 없는 것이라는 事實을 투철하게 사무쳐야 하오.


그러면 그렇게 소중히 고이고 섬기던 ‘나’와, ‘나 아닌 것’과의 사이가 점점 희미해지다가 마침내 

이 세상 삼라만상이 몽땅 다 하나, 한 바탕이라는 事實이 우뚝 드러나는 거요. 여기엔 복잡하고 

오묘한, 아무나 알아들을 수 없는 대단한 이론이나 철학이 있는 게 아니오. 이 세상 그 무엇도 

因緣에 依持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事實은 누구라도 당연히 그렇게 여기는 

바 아니오?

 

그렇다면 그 말이 무슨 의미인가, 因緣에 의해서 생겨나지 않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은 

무슨 의미인가를 좀 더 깊고 진지하게 참구하는 것이야말로 소위 깨닫는가 깨닫지 못 하는가의 

관건인 거요. 그것은 다른 누가 어떻게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오직 제 스스로의 힘으로 

이 世上의 根本을 낱낱이 밝혀야 하오. 


지금 여러분은 이 세상을 요령있게 살아가는 處世術이나 道德律을 배우기 위해 여기 앉아 있는 

것이 아니오. 平常心이 도(道)라는 말처럼 불법(佛法)은 지극히 平常하고 單純하고 日常的인 거요.

그러니 불법이니 불교니 하는 이름으로 뭔가 나름대로 머릿속에 그리는 화를 내면 안 된다든가, 

남에게 양보해야 한다든가 하는 그 어떤 모습에 附合되도록 自己를 操從, 統制해서 一定한 틀 속에 

집어넣으려 한다면 그건 스스로를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두는 것과 다르지 않소. 전혀 거꾸로 가는 

거라는 소리요. 이 말을 화를 내도 좋다는 뜻으로 알아듣는 당나귀는 없을 줄 아오. 요는 화를 내는 

마음을 여의고 너그럽게 품을 줄 아는 성인의 마음으로 바꾸기 위해 끄트머리에서 먼지 피우며 

이쪽저쪽 나누고 分別하지 말고, 얼른 밖으로만 치닫는 그 마음을 거두어 그 마음의 본바탕으로 

回心할 줄 알아야 하오.  “화를 내기는 내는데 화를 내는 자를 찾을 수가 없구나”하는 말을 깊이 

새겨보시오.

 

-현정선원 법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