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작은 들꽃 / 조병화

장백산-1 2016. 7. 7. 15:01

작은 들꽃  /  조병화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단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그것은 인간들의 부자유스럽고 부질없는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느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마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 우체국  (0) 2016.07.08
다만 인연이 사랑이고 미움일 뿐  (0) 2016.07.07
마늘을 캐고서  (0) 2016.07.07
아!, 오늘도 살아있네!  (0) 2016.07.06
빛을 찾아 가는 길  (0) 201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