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최순실의 '대통령職 농단' 實相 보여준 정호성 녹취록

장백산-1 2017. 1. 6. 16:04

문화일보

[사설]

최순실의 '대통령職 농단' 實相 보여준 정호성 녹취록

기자 입력 2017.01.06 12:20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문고리 3인’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내용은 대통령직(職) 농단의 실상(實相)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녹취 파일 10초만 공개돼도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돌았는데, 드디어 녹취록이 공개됐다. 최순실 씨와의 통화 내용을 일부분만 읽어봐도 누가 대통령인지 의심케 할 정도다. 게다가 상당 부분 그대로 실현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5일 1차 담화문에서 “대선 이전과 취임 초기까지 최 씨에게 홍보와 연설문 작성 도움을 받았다”고 했지만, 단순한 연설문 도움을 넘어 국정을 사실상 이끌었던 정황까지도 읽힌다.

최 씨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박 대통령이 야당의 공격을 받자 정 전 비서관에게 “공직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문구 하나 넣으세요”라고 하는 등 대통령 연설문의 문구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2013년 11월 서유럽 순방 출발 전에는 ‘놀다 오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수석비서관 회의 소집도 요구했다. 국무총리의 담화 발표 시간에 대해 “오전에 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있다. 많은 경우, 최 씨의 ‘정무적 판단’이 그대로 실행됐다. 정부 인사, 사생활 등에 걸쳐 최 씨가 쥐락펴락한 것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이 이런 사실들을 버젓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박 대통령과 최 씨, 변호인단은 “모른다” “아니다”로 일관하니 딱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