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박근혜 · 최순실 같은 날 소환 · 재판..막내린 40년 인연

장백산-1 2017. 3. 21. 12:00

뉴스1

박근혜 · 최순실 같은 날 소환 · 재판..막내린 40년 인연

문창석 기자 입력 2017.03.21 09:51



朴 있는 검찰과 崔 있는 법원, 불과 350미터 거리
국정농단’ 의혹 정점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순실씨(61)가 40여년 간 이어온 인연은 결국 악연으로 귀결되게 됐다. 21일 두 사람 모두 서초동에서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법의 심판대에 올라섰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4분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조사는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측의 질문은 수백개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으로부터 뇌물수수 등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범죄 혐의만 13가지다.

이날 오후 2시10분 바로 옆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선 최순실씨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는 검찰 건물과는 직선기준 약 350m로, 걸어서 5분 정도인 가까운 거리다. 40년 가까이 이어온 인연이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다.

이들 두 사람의 만남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순실씨는 1979년 새마음봉사단 산하 새마음대학생총연합회 회장을 지낼 당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던 당시 유신대통령 박정희의 딸 박근혜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만남은 최순실씨의 아버지 고(故) 최태민씨의 소개로 시작됐다.

이후 최순실씨는 1986년쯤에는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으로, 1989년쯤에는 박 전 대통령이 이사장인 한국문화재단 부설연구원의 부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이 깊어졌다.

박 전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8년부터는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 최순실씨의 당시 남편 정윤회씨는 박 전 대통령의 비서로 활동하며 선거를 지휘했다. 최순실씨는 2012년 대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과 구체적인 선거전략을 협의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최서원)씨 © News1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최순실씨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이후부터 박 전 대통령의 공적 업무와 사적 영역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실씨는 대기업으로부터 자신이 세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여억원의 출연금을 강요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를 대기업 총수들에게 요청한 정황이 검찰 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특검은 이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경제공동체'로 지목하기도 했다.

'국정농단' 혐의가 짙어지자 결국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을 결정했다.

최순실씨가 지난해부터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마저 검찰 수사를 통해 혐의 사실이 구체화하다면 이들 두 사람의 인연은 구치소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서울중앙지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에 대한 재판도 진행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의 3회 공판준비기일이 오전 11시 열린다.

김기춘 전 실장은 정권 초기 청와대와 내각, 사정기관까지 빠르게 장악하면서 '왕실장'이라 불리는 등 정권의 2인자로 군림했다. 조윤선 전 장관도 인수위 대변인을 거쳐 여성가족부·문체부 장관, 정무수석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이들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지난 1월 구속됐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