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곧 나고 내가 곧 당신이다
남을 미워하는 분별심은 곧 나를 미워하는 분별심이며, 남을 나쁜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분별심 역시
사실은 나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규정짓는 분별심이다. 외부가 곧 내부이며, 상대방이 곧 나 자신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분리 분별 차별 차등 되어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이 세상은 사실은 분리 분별
차별 차등되어 있지 않은 하나이다. 하나가 이 세상 전체이고 이 세상 전체가 하나이다.
이와 같은 이치를 업보의 법칙, 균형의 법칙, 황금률의 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 끌어당김의 법칙 등
어떤 이름의 법칙으로 말을 해도 상관은 없다. 이들 법칙의 원리의 내용이 모두 크게 다르지 않기 때
문이다. 외부 세상을 시비 분별 비교 판단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모든 행위들은 사실 나 자신을 향해
보내는 창조적 에너지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악성 댓글을 쉴새 없이 달고, 운전중에 끊임없이 옆 차를 운전
하는 사람을 향해 욕설을 쏟아 붓는 행위가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는 행위인 것이다.
내가 행위한 악플이나 욕설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거나, 심지어 자살을 시도할 수도 있다. 바로 그
순간, 이 우주법계, 진리의 세계 이세상은 내가 행위한 댓글이나 욕설로 인해 탁하고 어두워지게 된다.
내가 행위한 말이나 글 하나가 누군가 한 사람을 괴롭혔다면, 그것은 바로 이 우주법계 전체를 상대로
괴롭힌 것과 다르지 않다. 그 한 사람이 바로 온 우주 전체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나 자신과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 사람이 곧 나 자신이다.
내가 행위한 욕설과 악플 하나는 이런 방식으로 우주법계를 스친 뒤에 다시 내게로 되돌아와 나에게 상처
를 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상대방을 판단하는 방식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스스로 결정짓는다. 즉, 세상
사람들이 다 사기꾼 처럼 생각한다면 자신 스스로를 사기꾼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내 생각에 이 세상
사람들이 전부 행복하고 진실하고 평화롭게 보인다면 나 자신의 행복 진실 평화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너와 나라는 분리 분별 나뉨은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너’처럼 보이고, ‘상대’처럼 보이며, 남의 일처럼 보이는 수많은 남의 일들과 남들이 있지만, 그것은 나의
외부에 있는 세상인 것처럼 보일 뿐, 사실 이 세상 그 모든 것들은 내 분리 분별하는 마음이 내 마음에 투영
되어져서 외부세상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삼계유심(三界唯心), 만법유식(萬法唯識)이라는
말, 즉 이우주삼라만상만물, 이 세상 모든 것이 마음일 뿐이라는 말이 이 사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의 틀이 부정적인 사람은 바로 세상을 바라보고 규정지은 그 부정적인 생각의 틀에
가장 먼저 그 자신이 걸러지게 마련이다. 그 생각의 틀은 외부세상에 속한 것이 아닌 나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남을 비판 하더라도, 자기 마음에서 어떤 생각이 연습되고 있는지 그 마음을 잘 관찰할 줄 알아야
한다. 남을 비판하는 그 비판 바탕에 남을 위한 세상을 위한 자비심, 사랑의 마음이 바탕으로 깔려있다면,
그 비판은 너도 살리고 나도 살린다. 그 비판의 근원에는 사랑과 자비심이 바탕으로 깔려 있기에, 그런
방식으로 남을 비판하게 되면 나의 내면에서 사랑과 자비심이 연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을 비판을 하면서,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비판 받는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으로 남을
비난하게 된다면 그 순간 내 마음 속에서 증오, 미움, 화, 짜증이 연습되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판단을 긍정적으로 바꾸면 내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상대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면 내 삶이
부정적으로 바뀌지만, 상대에 대한 판단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바라보기만 한다면 상대를 통해
나 자신의 참된 진실에 다다를 것이다.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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