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 주어진 것이야말로 진실한 모습이다
사람들은 지금 여기 이대로의 삶, 이 세상 이 모든것 에 만족하기 보다는 새로운 무언가를 해야 하고,
보다 나은 방식으로 살아야만 더 나은 삶,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근심과 두려움 우려 속
에서 살아가곤 한다.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주어진 현존에 만족하지 못해서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끊임
없이 새로운 다른 어떤 할 일을 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지금 여기의 삶, 세상에 만족하지 못하고 꼭 이렇게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새로운 일에
대한 의무감에 짓눌린 채 살아야만 하는걸까? 그냥 가볍게 지금 여기의 삶,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인 채 스스로를 격려해 주고 칭찬해 주고 토닥여 주며 용서해 주고 수용해 줄 수는 없는 것일까?
정말 내가 뭘 이 세상 이 삶을 그렇게도 잘못살고 있는 것일까? 사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나름의 최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록 남들의 눈에는 한참 형편없이 부족해 보이거나 실수
투성이 덩어리로 보일지라도 말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하고 있는 그대로 하도록 인정해 주고,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하지 않는 모습 그대로 하지 않도록 인정해 주면 어떨까?
사실이지만 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다른 어떤 일을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지금 여기 이 모습 그대로써
본래부터 이미 완전하고 온전하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가만히 되돌아 보라. 태어나서 지금까지 끊임
없이 무언가를 하고 하고 또 하는 행위(行爲)하는 삶만을 살아왔다. 단 한 순간도 행위하는 삶을 멈출 수
없었다. 행위하는 삶을 멈추면 남들에게 뒤쳐지고 실패한 인생일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경쟁하고 나를 뒤쫒아오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내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을 할 뿐이다.
사람들이 제아무리 열심히 달려나간다고 할지라도 사실 모든 사람들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에서 옴짝달삭 하지 못하는 존재이기에 단 한 발짝도 지금 이 자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내 허망한 분별
을 하는 생각 마음 의식이 남들과 비교, 판단, 시비, 분별함으로써 남들보다 더 앞에 있다고 착각하거나, 더
뒤쳐졌다고 착각하면서 꿈 같은 환상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에 정작 인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계속해서 행위를 하는 삶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에 멈춰서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이미 완전하게 주어진 무수한 보배와 보물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를 관찰하고, 느끼고, 누리면서 만끽하는 삶, 지금 여기에서 존재하는 삶, 이 순간 이 자리에 현존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지금 여기 내게 있는 것 보다 더 많은 것, 더 새로운 것이 필요한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만큼만이 필요한 것일 뿐이다.
왜 그럴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현전에 지금 있는 그것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무시무종으로
언제나 영원히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현전은 본래부터 이미 완전한 진실이다. 진실은 언제나 지금
여기 매순간순간 이 자리에 현존하는 그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을 모두 보내주고 있는 것이다. 만약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조금 부족하다면 지금은 부족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달아 갈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똑바로 깨달아 지금 여기 나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그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삶을 산다면,
그 인생수업 시간은 빨리 지나갈 것이다. 인생이라는 수업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했기 때문이며, 우주법계
라는 인생학교의 교과과정을 충실히 수용하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새롭게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한다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리 분별하는 생각 마음 의식에 사로
잡히면 사람들의 생각 마음 의식은 곧장 경직되면서 분리 분별하는 생각 마음 의식에 방어하거나 저항하게
된다. 방어하거나 저항하지도, 거부하거나 사로잡히지도 않은 채 그저 허용하고 인정하며 지금 이 자리에
주어진 삶, 이 세상을 충분히 살아내 보라.
마음이 슬플 때는 슬퍼하는 마음을 외면하지 말고 그 슬퍼하는 마음과 함께 충분히 슬퍼해 주는 것이다.
슬퍼하는 마음이 내 존재 위를 자유롭게 스쳐지나갈 수 있도록 그저 허용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이렇게
매 순간순간, 자신의 삶을 문제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지운 짐, 지금 여기 이대로
말고 새롭게 다른 어떤 일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잘못이라는 평가와 판단에서 놓여나게
되는 삶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내 삶 위에 무엇이 오든 오는 그것을 충분히 살아내 주는 것이야말로,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주어진 이 삶, 이 세상이 있는 그대로 모든 진실한 모습, 즉 제법실상(諸法實相)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법상 스님-
'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가 곧 나고 내가 곧 당신이다 (0) | 2017.03.22 |
---|---|
잘 보이고 싶은 욕구 (0) | 2017.03.18 |
신비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직 내가 있을 뿐이다 (0) | 2017.03.13 |
진리의 세계인 이 세상을 고치려 고생하지 말고 다만 수용하라 (0) | 2017.03.06 |
분별하는 생각 마음이 없으면 (0) | 2017.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