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법, 공, 평등
깨달음의 핵심을 가리키는 말에 불이법(不二法)이 있습니다. 분리되고 분별되어 서로서로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사실은 각각이 아니라는 진실을 가리키는 방편의
말, 도구입니다. 불이법을 다른 말로, 이 세상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텅~비었다(色卽是空) 혹은, 이
세상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평등하다(萬法平等)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이 세상은 다종다양하고 다채로워 보입니다. 다양하고 다채롭게 드러나는 형상, 사물,
소리, 냄새, 맛, 느낌 감정, 생각 상상 이미지, 욕망 욕구 충동 의지 의도, 인식 분별심 분별의식 지견 견해
이해 지식이 항상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면서 흘러갑니다. 이런 현상은 깨달은 사람이건 깨닫지 못한
사람이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깨달은 사람에게도 하늘은 파랗고, 깨닫지 못한 사람에게도 똑같이 하늘은
파랗게 보입니다. 땅도 마찬가지입니다. 깨닫건 그렇지 못하건 하늘 아래 땅이 있고 땅의 색깔이 누런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경험되는 현상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차의 경적소리, 바람의 시원함, 덥고 추운
느낌, 봄에 파릇파릇 피어나는 새싹 모습을 보는 것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깨달은 사람이건 깨닫지 못한 사람이건 현상적으로 경험을 하는 것에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깨달은 사람은 모든 분리 분별 차별이 있고 끈임없이 변화하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하나로
평등해서 그것 그대로 텅~비었다는 사실에 분명하고, 실상을 깨닫지 못한 사람은 모든 분리 분별 차별
이 있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각각 따로따로 떨어져서 다르게 존재하는 것
처럼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특정 부분에 대해서는 분리 분별 차별을 덜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것, 일체가 분리 분별 차별 차등이 전혀 없는 평등한 하나라는 사실에는 밝지 못합니다. 실상
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이 세상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분리 분별 차별 차등 되어있지 않은 하나
이지만 이 사실에 어두워 이 세상 모든 것이 제각각 분리 분별 차별 구분되어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
처럼 느껴지고 인식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나의 분리 분별하는 생각 마음의이 텅~빈 바탕 마음에 投映된
투영물(投影物), 즉, 꿈, 허깨비, 신기루, 환상,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 같은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저 외부세상에 독립되어 따로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실재가 아니라 텅~빈 바탕 마음
에서 일어난 허망한 분별상들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분리 분별 차별 차등 되어 있는 것들이 아닌
전체로서의 하나임을 터득하고 나면 이 세상 각각의 것들이 텅~비었음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해탈 열반에 들어있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
우주삼라만상만물이 있는 그대로 공적(空寂)하다, 平等하다, 寂滅하다, 둘이 아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마음에서 드러난다는 말은 똑같은 실상을 표현만 다르게 한 것입니다. 스스로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각기 다른 말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것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하나의 본성, 하나의 실상
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누군가의 말을 듣고 이해해서 분명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체득하여 스스로 이 자리에서 직접 봐야 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으로 이끌려고 마지못해 생사를
떠나 열반을 말하고, 조작을 떠나 무위를 말하고, 세속을 떠나 탈세속, 헛된 것을 떠나 진실을 말하지만
진실로 바른 깨달음은 생사와 열반이 둘이 아니라 항상 함께 한다는 사실입니다. 조작과 조작하지 않음이
공하다, 세속과 탈세속이 평등하다, 헛된 것도 마음에서 일어나고 진실한 것도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
입니다.
바로 지금 당장 우주삼라만상만물, 이 세상 모든 것, 일체가 바로 지금 분리 분별하는 이 마음의 투영일
뿐이라는 사실을 남김없이 깨닫는다면, 시끄럽던 세상이 곧바로 공적할 것이고, 선과 악이 있는 그대로
평등할 것이며, 하늘· 땅· 사람· 동물· 식물· 무생물이 있는 그대로 전체가 하나임을 밝게 볼 것입니다.
분리 분별 망상 번뇌에서 깨어나 저절로 삶의 이런저런 구속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 릴라, 가져온 곳 : 카페 >무진장 - 행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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