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최순실, 박원오에 '삼성 돈 먹으면 문제없다' 말해"
입력 2017.06.05. 11:59
"최순실, '교육부 15년 도왔다..박근혜와 친한 언니동생 사이'"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삼성 돈을 먹으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는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노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최씨는 이날 낙상에 따른 타박상과 꼬리뼈 통증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노씨는 최씨가 2015년 8월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에서 재무 업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친구인 고영태씨와 '국정농단' 의혹 및 최씨의 비위를 폭로해왔다.
삼성은 코레스포츠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승마 유망주 6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213억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그 중 77억여원을 제공했으나 실제 지원금을 받은 것은 정유라씨뿐이었다.
노씨는 "박원오가 최씨로부터 '정유라 혼자 지원금을 받으면 나중에 탈이 날 수 있어서 나머지 선수들을 끼워 넣은 거다, 삼성은 그만큼 치밀해서 삼성 돈을 먹으면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특검은 삼성그룹이 사실상 정씨 한 명을 위해 승마 유망주들의 훈련을 지원했다고 본다. 노씨는 지난달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도 "박원오가 '정유라 혼자만 지원받으면 문제가 커진다, 다른 선수를 들러리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노씨는 또 최씨가 코레스포츠를 실질적으로 운영했으며 삼성과 코레스포츠의 계약을 숨기려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씨가 '나는 삼성 사람을 만나면 큰일난다'며 계약 장소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도 코레스포츠가 최씨 회사임을 알고 있었나'라는 검찰 질문에 노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계약을 맺을 장소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내가 호텔에서 하자고 제안했더니 최씨가 '왜 남들이 다 알게 호텔에서 하느냐'면서 핀잔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노씨는 "최씨가 '나는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최씨는 '그렇다, 친한 언니동생 사이'라고 대답했다"고 증언했다.
노씨에 따르면 최씨는 정씨가 독일에서 기르던 애견 때문에 갈등을 빚게 되자 노씨에게 "내가 교육부를 지금껏 15년 동안 도와주고 있는데 딸 교육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언급한 '교육부를 15년 동안 도와주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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