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따라 잠시 왔다 가는 존재

인연 따라 잠시 왔다 가는 존재

인연 따라 잠시 이번 생에 나왔다가 인연이 다 하면 갈 뿐인 존재들이 이 세상 모든 것들이다.

마른 장작 두 개를 사람이 손으로 잡고 마찰시켜서 일어나는 열로 불을 피웠다면 그 불은 어디

에서 생겨난 불인가. 장작 속에서 왔는가, 아니면 공기 중에서 왔는가, 그도 저도 아니면 사람의 

손에서 나왔는가, 아니면 神이라는 위대한 존재가 불을 만들어 주었는가

없던 불이 생겨난 것은 다만 공기와 장작과 사람의 의지와 행동이라는 원인과 조건인 인연이 

화합하여 잠시 잠깐 불이 만들어 졌을 뿐이고, 직접원인인 장작이 다 타고 나면 불은 사라진다.

직접원인과 조건인 因과 緣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불과 같은 현상일 뿐인 이것이 인간 몸을 비롯한

물질적 정신적인 현상인 이 세상 모든 존재의 生과 死(滅)의 이치다.

그러니 불을 어찌 고정불변하는 독립적인 실체라 할 수 있겠으며, 그 불을 '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불은 다만 空한 인연생 인연멸 하는 고정불변하는 독립적인 실체가 없는 단순한 현상일 뿐이다. 

불이라는 것에 내가 어디 있고, 내 것이 어디 있으며, 진실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

불과 같이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空寂할 뿐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 또한 그러한 것이다.

인연 따라 잠시 왔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인연 따라 사라져 갈 뿐.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다. 그러할진대 무엇에 그리 집착하고, 무엇을 얻고자 하며, 

어딜 그리 바삐 가고 있는가. 바삐 가는 길 잠시 멈추고 바라볼 일이다.

-법화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