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봉 김기추 거사 어록 (1001~1050)
1001.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버리면 될 것인데, 벌을 받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은 어리석은
짓 아니에요? 생각 하나 잘못해서 구렁텅이에 빠졌으면 일체개공 이 이치를 알아서 생각 하나
딱 고치면 되는 일 아니에요?
1002. 나면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은 당연지사 인데, 이 생노병사를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것이
어리석은 중생이란 말이에요. 몸뚱이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지만, 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이 사실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실대로 알라는 것이 불교입니다.
1003. 虛空중에 欲界 色界 無色界, 수천수만 개의 세계가 이루어져요. 이 세계에서 인간들은 생각놀음
인생놀음, 모습놀이, 개념놀이를 하는 것이라. 이놈의 인생살이, 여김놀이가 습관으로 굳어져서
죽을 때 가지고 가거든.
1004. 분별하는 생각 마음이 허공 중에 이 몸도 나투어내고 욕계 색계 무색계도 나투어내고.
극락세계도 나투어내고 지옥세계도 나투어내는 것이라
1005. 불교는 본래의 지혜. 本來知 이걸 밝혀내는 거라. 이 지혜가 虛空에 가득해. 그걸 우리 인간들
모두가 골고루 가지고 있고, 그 지혜를 행사할 권리를 각자가 평등하게 가지고 있어.
1006. 우리 중생들은 미(迷)해서 이 몸뚱어리라는 고동 껍데기 같은 것에 딱 들어앉아서
누구나에게나 충만한 본래의 지혜를 자기 마음대로 굴리지 못해.
1007. 삶에서 현실세상에서는 방편을 굴릴 줄 알아야 돼요. 슬기가 있는 방편을 굴려야 되거든.
슬기가 없는 방편을 천년만년 굴려봤자 소용이 없어. 굴릴수록 무명만 자꾸 굳히어져.
1008. 본래의 지혜, 이 슬기 자리는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생도 사도 아니라.
1009. 죄를 소멸하는 것도 슬기가 해결하는 것이에요.
1010. 몰라서 그렇지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불법 아닌 것이 어디 있어?
마지막에 가서는 자기가 가진 자기 슬기 캐는 것이 불법이지 다른 것 아니에요.
1011. 여러분이 내 말을 들어 알지 않아요? 내 얼굴을 봐 알지 않아요?
아프면 아픈 줄 알아. 미우면 미운 줄 알아. 이것이 부처고 마음이고 道고 깨달음이지.
1012. 내가 몸이 아파 아픈 줄 알아. 그런데 이 아픈 줄 아는 이놈은 아프지 않아.
이 몸은 늙었어 늙은 줄 알아. 이 늙은 줄 아는 이놈은 늙는 일이 없어.
이 아는 이놈을 사람마다 다 가지고 있어. 이놈을 늘 써, 늘 쓰고 살면서도 몰라.
1023. 꿈속에서 무서운 것을 보았지만 꿈을 깨고 나면 그 무서웠던 것이 없잖아.
이걸 실답지 않다, 헛거다 그래.
1024. 죄를 면하는 도리는 죄라는 것도 생각이기에 이 생각은 허공중에 구름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과 같아. 그렇다고 죄를 지어도 되는가?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돼.
단 죄가 텅~빈 생각이라는 이 도리를 알면 웃으면서 죄를 받을 수 있잖아?
1025. 달마대사가 오신 것은 사람마다 淸淨本心, 본래의 지혜가 다 있다는 소식을 전하러 왔다.
이걸 아는 지견으로는 청정본심을 모르는 것이라. 이걸 알아야 죄가 붙을 자리가 없어.
1026. 청정본심을 참말로 손바닥 위에서 굴릴라 하면 말이지. 선지식이 하는 화두를 그대로 내 놓아야 돼.
1027. 텅~비었지만 텅~비었다는 말 - 지견만 가지고는 안 돼.
이 텅~빈 것을 마음대로 굴릴 수 있는데 까지 노력하고 나서 텅~비었다는 말을 해야 돼.
1028. 참말로 업장이 녹을만한 그런 당처 - 청정본심 자리에 앉으면 춤을 추는 거라.
그래서 죄 많은 인생이 춤을 추는 대목이라.
1029. 태양도 지구도 마음도 몸도 죄도 복도 모든 것의 당처, 청정본심, 본래의 지혜가 텅~빈 것이거든.
텅~빈 건데 사람들은 인생살이, 모습놀이, 연극놀이, 개념놀이, 여김놀이로 '공덕을 쌓았다, 죄를
지었다, 좋은 일 했다, 나쁜 일 했다' 이렇게 의미부여와 취미와 습관을 들여서 세상살이를 엮어갈 뿐,
그것들이 전부 텅~빈 거라는 사실을 꿈에도 생각 못해.
1030. 텅~ 비었다는 이 사실-허공 속에서 구름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 같다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슬기만 여러분이 갖춘다면 온 누리가 죄덩어리라 해도 뭣을 걱정하고 두려울게 있나요.
1031. 모든 생각 마음, 말, 행동이라는 業(因)과 조건들이라는 緣의 당처도 텅~텅~비었어.
1032. 이 몸뚱이 이거 텅~빈 거라. 한 살 먹었을 때 몸 없어졌고, 열 살 먹었을 때 몸 없어졌어.
나중에는 몸뚱이 이거 텅~빈거 불구덩이나 흙구덩 속으로 가는 것 아닌가
1033.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헤아리는 이 생각 마음, 분별심 분별의식 이것도 텅~빈 거라.
이때는 이런 생각 저때는 저런 생각으로 분별하지만 이 분별하는 생각 마음은 전부 없어지잖아.
죄니 복이니 공덕이니 이거 전부 텅~빈 겁니다. 헛 것 입니다.
1034. 그러나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놈 이놈 있잖아요, 이게 아는 놈이고 虛空이에요.
이 사실을 아는 것이 이 우주, 이 세상, 이 누리의 진리, 진실한 텅~빈 모습, 실상을 아는 거예요.
사람들은 허공놀이-여김놀이-생각놀이-개념놀이, 모습놀이를 하고 있는 거예요.
1035. 생각을 하나 턱 일으키면 그 생각의 지배를 받아야 돼요.
내가 일으킨 생각이니까 좋은 생각했으면 좋은 걸 받고,
나쁜 생각을 했으면 나쁜 걸 받아야 돼요.
1036. 이 죽비를 백만 배 천만 배 확대해 보면 텅~비어있단 말이지.
그래서 이 온 누리, 이 세상 모든 것들을 그대로 텅~비어있는 空으로 보아야 해요.
1037. 우물을 만들기 위해서 흙을 파면 우물 속이 虛空이 되는데, 누가 虛空을 우물 속에 집어넣은
것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우물을 파기 전에 본래 이미 허공이라. 지구 전체가 허공이여.
이 우주 전체가 허공이야. 흙을 끄집어내니 허공이다 하는 견해는 맨 날 法을 두 개로 보는 거라.
1038. 사람들은 돌멩이가 虛空이 아니라고 하지만 돌멩이 깨부수면 허공 아닌가.
色(사물, 모양, 물건)과 空을 둘로 보지 마세요.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이요.
1039. 태양, 바람, 비, 눈, 공기, 이 세상 만물이 온듯 한 거라 如來. 어느 것 하나 듯 아닌 것이 없어요.
이 세상 만물이 간듯 한 거라 如去, 어느 것 하나 듯 아닌 것이 없어요. 꿈을 꾸는 듯, 밥을 먹는 듯,
죽은 듯, 산 듯, 이 세상 어떤 것 하나라도 어디 진짜로 있냐 말이여. 모든 것이 다 듯 한 것이지.
1040. 空이 있다면 그거 텅~빈 거지. 텅~ 빈 것이 있으니 공이 아닌 것 아니라고 할 수 있나? 空도 이름
개념일 뿐, 원래 空도 없어. 無상 - 모습이 없어. 空이기 때문에 모습이 있을 수가 없단 말이여.
1041. 세상 사람들은 텅~비어 空이라 하면 아무 것도 없다 형체가 없다. 이리 생각하거든.
그러나 이 마음공부에서 말하는 空은 空아닌 空이여 空을 뛰어넘은 空이라.
1042. '無' 하면 '無'가 있는데, 그것이 어찌 無냐 말이여. 無다 하는 이것도 없어야 진짜 無가 된다 말이여.
1043. 여러분 '모른다는 사실은 아나요? 모른다는 거 그게 진짜로 아는 놈이여.
1044. 아픈 것은 육체가 아파. 그러나 아픈 걸 아는 이놈은 아프지 않거든.
세상 사람들은 아픈 데만 들어앉아버려.
1045. 이놈은 허공으로 더불어 가득하니, 태양이 여러분 거.
1046. 이놈은 모습에 들어앉는 법이 아니라. 밝음도 어두움도 모습이라. 이놈은
밝음도 아니고 어둠도 아닌 법이기 때문에 밝음도 나투어내고 어둠도 나투어낼 수 있는 것이라.
생도 아니고 죽음도 아니기 때문에 생도 나툴 수 있고, 사도 나툴 수 있는 것이라.
1047. 우리 몸뚱이 한 시간만 안 변해도 살았다 하겠어요. 일 분 일 초도 쉬지 않고 변해가는데,
어느 놈을 끌어잡고 '요것이 내다' 하겠어요? 다만 내라고 생각하는 놈이 있거든.
보통 사람은 이걸 무시해요. 이놈이 진짜인 줄 모르고. 내라고 생각하는 이놈도 찾으려니 없거든.
없는 것 같아도 이놈이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니, 없다고 할 수 없단 말이여.
1048. 나라고 생각하는 이놈을 법신, 마음, 보리..뭐라고 해도 좋아요.
단 이놈은 모습을 떠난 자리라는 것만은 알아야 해요
1049. 내가 다음 생에 사람 몸 받으려면 지금 가진 몸 다 버려야 하지 않나요?
새 몸 받으려면 이왕이면 젊은 몸 받지, 지금 몸 다시 받을 필요 있나요?
1050. 생각하는 이놈 절대성 자리는 까마득히 모르고, 이 육신-변하는 상대성의 몸을 기준으로
백년 후나 천년 후에 다시 태어나겠다 하는 사람도 있단 말이여. 이 몸 변하는 도리를 모르고
이 몸에 탐착하는 것이 중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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