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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술자리 멤버 꾸려라'..공정위 노조, 상사 '갑질' 공개

장백산-1 2017. 9. 6. 14:22

'여직원 술자리 멤버 꾸려라'..공정위 노조, 상사 '갑질' 공개

김상윤 입력 2017.09.06. 11:21 수정 2017.09.06. 13:31



쭈쭈바 사놓지 않으면 직원에게 짜증
야간 불시 점검해 야근 강요 사례도
지부 "갑질 차단한다더니..내부에 갑질 만연"
베스트 상사에 신영호 국장, 선중규 과장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A국장은 거의 매주 젊은 여자 사무관과 술자리를 갖는다. 본인이 직접 연락해 약속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모양새가 안 좋다며 1~2명의 여직원에게 술자리 멤버를 구성하라고 지시한다. 여직원은 다른 동료에게 사정하며 결국 술자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

B과장은 퇴근버스 예약뿐만 아니라 여행시 가족과 머물 숙소 예약 등 개인적인 업무를 수시로 직원들에게 시킨다. 사무실 냉장고에 아이스크림(쭈쭈바)을 사놓지 않으면 조사관에게 짜증을 내면서 ‘갑질’을 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공정거래위원회지부가 2017년 9월 6일 공개한 공정위 내부 ‘갑질’을 폭로한 내용이다. 공정위 노조지부는 2001년부터 3~5년단위로 제 1~5회 바람직한 공정인을 선정해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갑질사례도 모아 발표했다. 지부는 지난달 21일부터 4일간 5급 이하 전체 직원 410여명을 대상으로 1급~과장급 80명을 평가했고, 이중 228명의 응답결과를 정리해 발표했다.

공정위 노조지부가 공개한 상사의 갑질 사례는 다양했다. 젊은 여직원 술자리 강요부터 관용차량 사적 사용, 직원들이 각출한 식비 무분별한 사용, 휴가 사용시 눈치주기 등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갑질 사례 그 이상이었다.

공정위 노조지부는 “정시퇴근하는 직원에게 눈치를 주고, 야간에 불시점검하면서 비합리적 근무태도를 점검하는 등 야근을 강요하는 사례도 있었다”면서 “본인은 휴가를 다녀오면서 다른 사람이 휴가가는 것은 못마땅해 하는 과장도 상당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직원사무소장으로 근무하는 C과장은 관사관리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자신의 관사를 청소하게 하고 사무소 예산으로 관사 물품을 구매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류호형 공정거래위원회 노조 지부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의 갑질을 근절한다고 나서고 있지만 오랜시간 공정위 내부 상사의 갑질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대기발령,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류호형 노조 지부장은 “청와대와 정부에서 다면평가 부활, 운영지원과장 직원 선출제 도입으로 정부내 갑질 근절 및 민주적 조직 문화 정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고엉위 노조지부는 직원들과 소통이 능하고 책임감을 갖춘 상사 명단도 함께 발표했다. 관리자로서 자질을 가장 잘 겸비한 베스트 고위공무원에는 신영호 국장(대변인), 과장에는 선중규 과장(청와대 파견)을 선정했다.

신영호 국장은 △고위공무원으로서 거시적인 안목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결단력 △탈권위적이고 민주적 리더십 △스마트하고 깔끔한 일처리가 장점으로 뽑혔다.

선중규 과장은 △직원들과 소통 및 배려 △부드러운 리더십 등이 선정 이유였다.

이외 50표 이상 받아 직원들로부터 좋은 상사로 뽑힌 고위공무원에는 신동권 사무처장, 장덕진 소비자정책국장, 윤수현 국장(OECD 경쟁정책본부 파견), 김재신 국장(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이 선정됐다.

과장급 이상에서 30표 이상 득표를 한 상사에는 남동일 기업집단과장, 신동열 전자거래과장, 오동욱 창조행정법무담당관, 김의래 송무담당관, 정희은 중국 주재관, 김근성 할부거래과장, 육성권 입찰담합과장이 뽑혔다.

김상윤 (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