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성자(聖者)가 된 개

장백산-1 2017. 11. 4. 14:59

성자(聖者)가 된 개


개들의 세계에서 성자처럼 존경을 받는 성자가 된 개가 있었다. 성자가 된 그 개가 다른 개들에게 말하는 유일한 철학은 ‘개는 진화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개들은 불필요하게 계속 짖어대고,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하기 때문에 진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성자 된 개가 평범한 개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은 왜 달을 보면 짖어대느냐?”  계속 짖어대는 평범한 그 불쌍한 개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지?”


성자 개가 또 평범한 개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왜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짖어대느냐?” 평범한 개들은 경찰, 우체부, 군인, 성직자, 법관 등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너무 싫어하고 의심해서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계속 짖어대는것이다. 


그 성자 개는 더욱 더 많은 존경과 존중을 평범한 개들로부터 받았다. 다른 불쌍한 평범한 개들은 말한다.


“성자가 된 개 자네는 위대한 개이고, 우리들는 너무 평범한 불쌍한 개들이다. 우리는 부끄럽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짖어대지 않을 수 있는가? 우리는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 달을 보거나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개들이 짖어댐은 너무나 큰 충동이다. 우리 평범한 개들은 스스로를 스스로 통제하려고 온갖 방법으로 노력한다. 우리는 성자가 된 개 자네의 생각을 이해한다. 평범한 개들인 우리가 짖어대는 것을 멈추면, 에너지를 많이 아끼게 될 것이고, 그 에너지를 우리 평범한 개들이 진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성자 개는 더욱 더 위대한 성자가 되었고, 다른 개들은 성자가 된 그 개를 숭배하고 숭상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둥근 보름달이 뜬 밤이 되자 평범한 개들은 적어도 1년에 한 번 - 이 보름달 밤이 위대한 성자 개의 생일이었다 - 보름달을 보고 짖어대지 않고 조용히 지내기로 결정했다. 평범한 개들이 밤새 전혀 짖어대지 않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더욱이 보름달 밤이기에 평범한 개들이 보름달을 보고도 짖어대지 않기란 더욱 힘든 것이다. 그러나 평범한 개들은 성자 개에 대한 존경과 숭배의 뜻으로 그렇게 그날 밤은 짖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평범한 개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어두운 구석에 머무르며 보름달을 보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 누워 있기로 약속했다. 밤새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도 안 된다. 하룻밤만 짖어대지 않고 견디면 되는 것이고, 내일 맘껏 짖어대면 된다. 단 보름 달이 뜬 오늘 밤만은 짖으면 안 된다. 이런 와중에 그 위대한 성자 개는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한 시간이 지나고 보름달이 밤 하늘 높이 떴다. 두 시간이 지나도 성자가 된 개 주변에는 개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게다가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은 생전 처음 겪는 이상한 일이었다.


이제 깊은 한밤중이 되었다. 그리고 그 위대한 성자 개는 지금껏 자신이 짖어대고 싶은 욕망을 어떻게 참아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성자가 된 그 개 역시 결국 개였다. 성자가 된 개는 짖어대는 것을 참을 수 있었다. 마을 곳곳을 돌면서 개들을 모아놓고 ‘그대들이 짖어대는 것이 우리가 추락한 이유이다.’ ‘개는 진화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개들은 불필요하게 계속 짖어대고,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하기 때문에 진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설교하는 데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다 쓴 것이다. 그래서 짖어대지 않고 참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성자 개는 다른 모든 개들에게 하루 종일 짖어대면서 설교를 했서 에너지가 고갈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밤 보름달이 휘엉청 뜬 밤은 갑자기 짖어대지 않는 것이 참을 수 없는 짜증이 되어 몰려왔다. 밤이 더욱 깊어지고, 그 성자 개는 자신도 역시 평범한 개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무슨 수를 써야 했다. 하루 밤 짖어대지 않는 것이 이제 더 이상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성자 개는 평범한 개들이 보지 않는 어두운 구석에 가서 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을 보면서 짖어대기 시작했다. 다른 평범한 개들은 어떤 개가 짖지않기로 약속한 자기들의 약속을 깨뜨렸다고 생각했다. 이제 더 이상 짖어대지 않기로 한 약속을 지킬 근거가 사라졌다. 평범한 개들만의 약속은 끝이 난 것이다. 마을 전체가 갑자기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로 가득 찼고, 성자 개가 어두운 구석에서 다시 평범한 개들이 짖어대는 곳으로 돌아 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자네들에게 여러 차례 말을 했지만, 내 생일날 하루밤마저 자네들은 짖어대지 않고 조용히 있지를 못하는구나. 이것은 우리 개 종족의 몰락이다. 다른 동물들은 높은 진화의 단계로 올라갔는데, 그토록 큰 잠재력을 가진 우리 개들은 그래서 여전히 다른 동물에게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개들이 말했다. “성자가 된 개이시여 저희 불쌍한 평범한 개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오늘 밤 짖어대지않기로 한 약속을 단지 어떤 개 한 마리가 깨뜨렸는데, 그 개가 누구인지는 알지 못할 뿐입니다. 저희 불쌍하고 평범한 개들은 어떻게든 보름달이 환히 뜬 한밤중까지는 어느 개도 짖어대지 않고 잘 참았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성자가 된 개 당신은 이해할 것입니다. 당신과 같은 성자 개만이 하룻밤 짖어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불쌍하고 평범한 개들입니다. 그러니 성자가 된 개이시여 불쌍하고 평범한 개들 저희에게 희망 따위는 품지 마십시오. 평범한 개들인 저희는 성자 개 당신을 숭배하고 믿을 준비가 되어 있는 추종자들이지만, 저희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변화시킬 능력이 없습니다.”


허영심에 가득 찬 사람들은 모두가 사기꾼, 위선자, 연기자들이다. 허영심에 가득 찬 사람들은 마치 성자처럼 행동한다. 사실 그들은 성자인 것 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존경받는 일뿐이다. 그런 허영심에 가득 찬 성자인 것 같은 사람들이 대중으로부터 숭배를 받지 않게 되는 날, 그런 가짜 성자들은 사라질 것이다. 그대가 허영심에 가득 찬 성자들을 더 많이 숭배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본성(本性)을 져버리고, 본성에 반하는 일을 아주 손싑게 하게 되어 있다. 다른 사람들부터 ‘본래의 자기 모습인 본성(근본성품)보다 더 신성한’ 존재로 인정을 받고 존경을 받는 것은 허영심에 가득 찬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대단한 일이며 참을 수 없는 유혹인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자긍심을 가진 사람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자긍심을 가진 사람들은 비난으로 상처를 받으면, 그들은 자신의 자긍심을 지키고, 자신의 기개를 증명해보이기 위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가장 추악한 부분은 허영심에 가득 찬 사기꾼, 위선자, 연기자의 모습이다. 허영심에 가득 찬 사기꾼, 위선자, 연기자 그들 마음은 참을 수 없이 공허(空虛)하지만, 군중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사기치고 위선을 부리고 연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사기, 위선, 연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문으로 들어갈 때와 뒷문으로 나올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 앞문으로 들어갈 때에는 성자인 것 처럼 보이지만, 뒷문으로 나올 때 그들은 진정한 죄인이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허영심으로 가득 찬 성자인 것 같은 그들은 복수심으로 죄를 짓는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앞문으로 나올 때 성자인 것 처럼 화장을 하고 군중들의 숭배와 존경과 명예와 상을 받는다.

 

오쇼의 <차라투스트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