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전 정무수석 “조윤선에게 블랙리스트 업무 넘겼다”
등록 :2017-11-28 16:53수정 :2017-11-28 19:11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관심, 챙겨야”
1심 재판부가 조윤선 전 수석 무죄 근거 삼은
“인수인계 여부 불확실” 증언 뒤집어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 심리로 2017년 11월 28일 열린 김기춘(78)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민정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준우(64)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014년 6월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조윤선 전 민정수석을 만나 블랙리스트 관련 업무를 논의한 상황을 설명했다.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014년 6월 당시 “좌파단체에 대한 국가보조금 지원 배제가 문제 돼 ‘민간단체보조금 티에프(TF)’가 청와대에 꾸려졌고, 최근 마무리 보고가 됐지만, 이후에도 정무수석실이 담당해야 하는 일”이라는 내용을 조윤선 전 민정수석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 민간단체보조금 티에프는 ‘좌파’ 단체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을 선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박준우 그는 또 같은 식당 자리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한 보수단체 지원 업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좌파단체 정부 보조금 배제와 우파단체 지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일이니 챙겨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신동철 정무비서관과 의논하고 처리하면 된다”고 전했다고도 밝혔다.
박준우 전 민정수석은 2017년 11월 28일 이날 조윤선 김기춤 블래리스트 재판에서 김기춤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티에프 구성 지시를 받은 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활동 결과를 보고했다고도 증언했다. 2014년 3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무수석실이 ‘민간단체보조금 티에프(TF)’ 업무를 주도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티에프 활동 내용을 정리한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 문건을 신동철 당시 정무비서관을 통해 김 전 실장과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게 박준우 전 민정수석의 증언이다.
박준우 전 민정수석은 진술을 거듭 뒤집은 경위에 대해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민간단체보조금 티에프 관련 설명을) 듣지 않았다고 하기에, 인간된 도리로서 면전에서 나의 주장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1심 증언을 앞둔 지난 2017년 4월 홍경식 전 민정수석과 윤창번 전 미래전략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박 준우 전 민정수석의 특검 진술이) 조윤선 전 민정수석에게 불리한 내용이던데 불이익한 방향으로 증언하는게 맞냐”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에 조윤선 전 민정수석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증언하는 방안을 상의하자, 홍경식 전 민정수석이 “그럴 것이면 차라리 법정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는 게 박준우 전 민정수석의 말이다.
현재 박준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그는 ‘블랙리스트’ 법정에서 거짓증언하고, 박근혜 정부 시절 대기업을 동원해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를 지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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