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생명현상(生命現象)과 연기 작용(緣起 作用) 물질과 생명체 사이에 경계(境界)는 없다

장백산-1 2018. 3. 16. 00:22

배길몽의 불교와 과학 8. 

생명현상(生命現象)과 연기 작용(緣起 作用)

물질과 생명체 사이에 경계(境界)는 없다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과학자들이 생명체 안에서 어떻게 자아(自我)가 발현(發顯)되는지를 

알아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물질과 생명체 사이의 경계도 분명하게 알아내지 못했으므로 ‘생명(生命)’

에 대한 정의를 명쾌하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연기론(緣起論)에 의하면 자아(자아), 즉 나라고 

하는 것은 없는 것이고 진화론(進化論)에 의하면 물질(物質)과 생명체(生命體) 사이의 경계(境界)도 없

어야만 한다. 물질이 생명으로 진화했는데 물질과 생명체 사이에 경계(불연속 不連續)이 있다면 진화는 

불가능하다. 과학자들은 물질과 생명체의 경계나 생명체의 자아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런 것들은 

실체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찾을 수 없다.


생명현상은 자아 통제 아닌 각각이 일으키는 상호작용 우주 순환하는 과정 일부분


생명현상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다세포 생물이 하나의 독립생명체인지 아니면 단세포 생물의 

연합체인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으므로 판단에 참고가 될 사례를 몇 가지 제시해 보겠다.


1. 인체의 장기가 타인에게 이식돼도 다른 사람의 몸에서 생명활동을 유지한다.

2. 혈액은 위생 팩에 담아두면 혈액은 몸 밖에서도 혈액의 생명활동을 유지한다.

3. 정자와 난자는 냉동보관하면 주인이 죽은 후에도 다시 살려내서 정자 난자의 생명활동을 유지한다.


이 처럼 사람의 신체는 제각각 모두 분리되더라도 제각각 독자적인 생명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동물의 

장기 이식이나 인간의 성형수술은 식물의 꺾꽂이나 접붙이기와 유사한 원리다. 모든 생명체(生命體)는 

그 생명체의 일부를 잘라내어서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주면 생명활동을 유지한다. 

단세포생물은 2개의 세포로 분열하면 2개의 생명체가 되며 또다시 분열하면 생명체의 숫자가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면서 제각각 모두 독자적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인간은 정자와 난자가 결합해서 하나의 수정란 세포를 형성한 후에 계속 다른 세포로 분화하지만 

그들 많은 세포들은 단세포생물처럼 따로따로 흩어져서 살지 않고 함께 뭉쳐서 한 덩어리의 유기적인 관

계 속에서 산다는 것이 단세포생물과 다른 점이다.


생명체의 기본 조직인 세포는 에너지(영양, 온도, 습도 등)를 공급받아야 생명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그

런데 단세포 생명체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에너지(영양, 온도 습도 등)를 공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

다. 그래서 단세포 생명체는 에너지(영양, 온도 습도 등)를 공급받을 수 있는 소위 숙주에 의존한다. 


이에 반해 연합 세포로 구성된 고등생물은 세포 각각의 역할에 따라서 분업도 하고 상호 유기적으로 협조

하면서 공동으로 에너지(영양, 온도 습도 등)를 획득하고 외부의 공격에도 연합적인 방어를 하면서 하등

생물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생명활동을 유지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국가를 이루고 국가에 필요한 각종 기관을 만드는 것처럼 60조개 내디 100조개의

세포가 모여서 몸(국가)을 이루고 인체의 신진대사에 필요한 각종기관(국가시스템)을 구성해서 함께 생

명을 유지하면서 활동하는 것이 고등생물이다. 인간 몸의 장기들은 다른 장기들과 정보를 서로 교환하면

서 유기적(有機的)으로 작동하지만 상대 장기들에게 일방적인 지배를 받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서 인간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조직은 유기적이며 수평적인 관계이고 일방적이며 수직적인 명령체계는 아니다.


인간의 뇌를 분석해보면 뇌의 모든 조직들이 다른 신체 기관이나 자체 조직들 간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하고 있으며 뇌의 어느 곳에도 뇌를 총괄 지배하는 조직이 없다. 그리고 뇌의 기능이 정지해도 심장이 

작동해서 에너지(영양, 온도 습도 등)가 공급되면 식물인간으로 계속해서 생명이 유지되어 살아간다. 


그리고 심장의 박동이 멈춘다고 인체의 다른 조직이 금방 죽는 것도 아니다. 사람의 신체는 심장이 정지한 

후에도 살아 있다가 장기가 다른 사람에게 이식되면 계속 살아가고 머리칼이나 손톱은 심장이 정지해도 

독자적으로 상당기간 살아서 자라난다. 이처럼 생명현상은 하나의 독립된 자아(自我)에 의해서 통제되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각각의 부분들이 자아(自我)가 없는 무아(無我)의 상태에서 

일으키는 연기 작용[(緣起 作用) (상호 작용 相互作用))의 파노라마인 것이다. 


물질현상과 생명현상을 포함해서 모든 자연현상은 연기(緣起)와 무아(無我)에 의해서 연쇄적으로 변화하

면서 우주가 순환하는 과정의 일부분일 뿐이다.


배길몽 인사이트 사이언스센터장 zongfa5003@gmail.com

 

[1431호 / 2018년 3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