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이 세상 모든 것을 이룬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흔히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법구경
(法句經)이라는 불교 경전에서도 말하기를 ‘모든 일의 근본은 마음이며, 마음에 따라 모든 것이 이루
어진다’라고 합니다.
불교를 다른 말로 마음공부라고도 말을 하는데요, 말 그대로 마음을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세상 모든 것이 ‘마음’ 아닌 것이 없습니다. 불교에서는 세간과 출세간을 말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간의 모든 것을 이루고 싶을 때도 마음이 주인이 되어 세간의 모든 것을 만들어 냅
니다. 한창 전 세계에 유행하던 시크릿 같은 책 또한 ‘간절히 마음을 내면 마음을 낸대로 그대로 이
루어진다’는 메시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열광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물론입니다. 당연한 일
입니다. 당연히 세간적인 바람 세속적인 바람 등 부자가 되는 일, 인기 많고 유명해지는 일, 높은 지
위에 오르는 일, 명예를 얻는 일, 권력을 얻는 일 등에 이르기까지 세속적 세간적인 그 모든 바람이
마음으로 이루지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가 뭘까요? 삼계유심(三界唯心), 만법유식(萬法唯識)이라고 합니다. 즉, 물질적
정신적인 현상을 포함한 우주삼라만상만물, 우주의 모든 것들, 이 세상 모든 것들과 인간의 삶은 모든
것이 오로지 마음(心), 식(識)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마음(心), 식(識)이 펼쳐낸 것이기 때문에 일체유
심조, 삼계유심, 만법유식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신라시대 때의 의상대사의「법성게」에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자성
(自性)이라는 것이 따로 없기 때문에 자성(自性)을 따를 수는 없으며, 오로지 인연을 따라 이 세상 모든
것을 이루어낼 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입에 올리는 부자니, 성공이니, 돈이니, 권력이니, 지위니 하는 세속적 세간적 성공을 뜻하는
모든 것들이 인연(因緣)을 따라 만들어진 고정된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들 아니겠습니까? 물질적인 현
상, 정신적인 현상인 이 세상 그 모든 것들은 그저 인과법(因果法), 즉 원인에 따른 결과로 생겨난 존재
(것, 현상)으로서, 그 존재에 어떤 인연을 심어 주느냐에 따라 결과라는 과보가 맺어지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마음으로 어떤 마음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생각으로 어떤 생각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우주법계는
그 결과를 이 현실로 내보내 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마음이 주인이 되어 선도 행하고 악도 행하며,
생각과 말과 행동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체유심조, 삼계유심, 만법유식 이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실 세속적으로 바라는 성공을 이루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세속적인 성공은 그저 그냥 단순하게 인연법, 인과법을 잘
쓰면 누구나 이룰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세속적인 성공을 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렇게 인연을 따라 만들어진 모든 물질 현실들은
말 그대로 인연을 따라 이룬 것일 뿐 영원히 변하지 않는 고정된 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있지 않다는
사실을 터득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사실을 안다면 제아무리 그 어떤 세속적인 큰 성공을 이루고 누리고
쓰면서 살더라도 세속적인 성공 거기에 매이거나 구속되지는 않고 살 것입니다.
두 번째로 출세간적인 해탈 열반, 깨달음 또한 사실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써 마음이 지어내는 것
입니다. 그래서 불교의 수행을 마음공부라고도 부릅니다. 사실 이 마음공부는 마음을 내는 것, 즉 발심
(發心)으로 시작해서 발심(發心)으로 끝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시 말해 해탈 열반을 성취하고 싶은, 깨달음을 성취하고 싶은, 자기 성품(근본성품)을 확인하고 싶은
간절한 원력(願力)과 간절한 발심(發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간절한 원력 간절한 발심 이를
대승불교에서는 보리심, 혹은 발보리심, 발심이라고 부르는데요, 깨닫고 말겠다는 간절한 원력입니다.
사람들이 해탈 열반, 깨달음을 성취하고 근본성품을 확인 할 수 있는 수행은 오로지 간절하고 진지한
발심(發心)을 하는 것이 전부 다입니다.
선불교의 대표적 선사나 조사들은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간절하게 입처개진
(立處皆眞)이라는 이 하나의 진실을 확인하겠다는 발심이 확실하게 서 있고, 그 발심이 무르익고 익어서
더 이상 세속적인 다른 것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오로지 이 입처개진, 본래면목(本來面目)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인지만을 지속적으로 참구하다 보면 의문의 뭉치가 홀로 드러나서, 결국 자기의
근본성품을 확인하게 되는 길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결국 출세간적 해탈 열반 깨달음도 세간적 성공도 이 마음 하나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은 내가
마음의 주인이 되어 내가 마음을 쓰며 사는 것입니다. 마음이라는 이 어마어마한 보배가 바로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이 귀하디 귀한 마음으로 여러분은 평소 마음에 무엇을 담으며, 무엇을 마음에서 연습하고 계십니까?
세속적 세간적 모든 것들, 출세간적 모든 것들은 오로지 여러분의 마음 위에서 드러나는 환영들입니다.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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