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념처(法念處)의 의미
김재권 교수, 승인 2018.06.27 09:56 호수 1445
생성 소멸하는 현상을 관찰해 현상의 본성이 공(空)임을 알아차리는 수행
몸· 느낌· 마음· 법 등 4념처 법념처 수행을 통해 완수
근본번뇌를 모두 끊어서 완전한 행복으로 이끄는 수행
‘법념처(法念處, dhammānupassanā)’는 ‘4념처’ 가운데 법에 대한 관찰과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수행방법이다. 즉 ‘법념처’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마음이 직접적으로 대응하고 인식하는 물질현상과 심리현상(마음과 심리작용)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반복적으로 주시하면서, 그 현상들의 본성(근본성품)이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임을 여실하게 알아차리는 것을 확립하는 수행이다. ‘법(法)’이라는 용어는 산스크리트어로는 ‘다르마(dharma)’로, 팔리어로는 ‘담마(dhamma)'로 불린다. ‘법’은 불교적인 맥락에서는 ①진리 ②가르침 ③현상 혹은 요소 등의 세 가지 의미로 쓰인다. 법념처 여기서 ‘법’이란 세 번째의 의미로 물질현상들과 심리현상들이 매 순간순간 조건에 따라 생겨났다가 소멸되는 연기적인 현상들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법념처’의 주요 대상은 다섯 범주로 분류된다. 즉 ‘법념처’의 대상은 수행의 정신적 방해요소인 ⑴다섯 가지 장애(5개 5蓋)를 비롯하여 ⑵5온, ⑶12처, ⑷7각지, ⑸4성제 등이다. 이 가운데 첫 번째 다섯 가지 장애는 ①감각적 욕망 ②악한 생각(악의) ③혼침과 나태 ④들뜸(도거)과 후회 ⑤회의적 의심 이다. 이러한 5가지 장애는 심리적 내면에 잠복하고 있는 ‘3독심(탐욕심․ 분노심․ 어리석은 분별심)’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이때 주의해야할 것은 수행 중 일어나는 부정적인 심리적 현상들에 직면하여 ⒜추구하거나(탐욕→애착심리) ⒝저항하지(성냄→회피심리) 말고 오로지 일어나는 현상 있는 그대로를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알아차림 하는 것을 확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 5온에 대한 ‘법념처’는 5온, 즉 ①색온 ②수온 ③상온 ④행온 ⑤식온 등 5가지 모임의 유기적이고 연기적인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수행이다. 아울러 이는 조건적으로 생성 소멸하는 5온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그것을 ‘나’ 혹은 ‘나의 것’ 등으로 동일시 해서 오인하거나 착각하는 ‘5취온’으로부터 벗어나, 5온 그 자체가 바로 ‘무상․ 고․ 무아’임을 여실하게 자각하는 알아차림을 확립하도록 이끈다.
세번째 12처에 대한 ‘법념처’는 인식주관(6根 혹은 6門)과 인식대상(6境 혹은 6塵)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관찰과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수행이다. 이는 마음이 5문을 쫓아 인식과 존재가 생겨나는 기본구조와 그 과정을 연기적으로 관찰하여 ‘탐․ 진․ 치’의 3독심에 빠지는 연결고리를 비롯한 욕계와 색계에 머물거나 태어나게 하는 10가지 족쇄 등을 끊는 수행이다. 이에 관해 ‘대념처경’은 이렇게 설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눈(眼)을 알아차리고, 형태(色)를 알아차리고, 비구는 마음(意)을 알아차리고, 심리현상(法)을 알아차리고, 이 두 가지를 조건으로 일어난 족쇄를 알아차린다. 그는 전에 없던 족쇄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안다. 일어난 족쇄가 어떻게 사라지는지 안다. 사라진 족쇄가 어떻게 하면 앞으로 다시 일어나지 않는지 안다.”
네 번째 7각지(覺支)에 대한 ‘법념처’는 수행자의 의식이 고양될 때 나타나는 깨달음의 7가지 요소에 대한 집착이나 경계를 있는 그대로 주시하는 법에 대한 관찰과 알아차림을 통해 그것이 조건적으로 일어났다 사라지는 연기적인 현상임을 여실하게 자각하도록 이끈다. 이 7가지 깨달음의 요소는 ①염(念)각지 ②택법(擇法)각지 ③정진(精進)각지 ④희(喜)각지 ⑤경안(輕安)각지 ⑥정(定)각지 ⑦사(捨)각지 등이다.
마지막으로 4성제에 대한 ‘법념처’는 몸․ 느낌․ 마음․ 법 등의 4념처 수행을 완결시키는 수행, 즉 이는 몸과 느낌 등의 괴로움이나 부정적인 심리적 현상들이 조건적으로 생멸하는 현상(법), 생멸법임을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알아차리면서, 그 현상들의 본성이 ‘무상․ 고․ 무아’임을 여실하게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수행이다. 결국 ‘법념처’는 조건적으로 생멸하는 물질적 현상 ․심리적 현상들을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그 현상들의 본성이 ‘무상․ 고․ 무아’임을 여실하게 자각하여, 종국에는 인간 내면에 잠복하고 있는 근본적 번뇌 등을 끊어 완전한 행복(열반), 완전한 자유(해탈)로 인도하는 수행으로 이해된다.
김재권 동국대 연구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45호 / 2018년 6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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