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가 편안하다
걸어다니는 것도 참선이며 앉아 있는 것도 참선이니
말하고 묵묵하고 움직이고 고요함에 본체가 편안하다.
비록 창과 칼을 만나도 늘 태연하고
가령 독약을 만나도 또한 한가하다.
行亦禪 坐亦禪 語黙動靜體安然
행역선 좌역선 어묵동정체안연
縱遇鋒刀常坦坦 假饒毒藥也閑閑
종우봉도상탄탄 가요독약야한한
- 『증도가』
걸어다니는 것도 참선이며, 앉아 있는 것도 참선이며, 누워 자는 것도 참선이다. 차 마시고 식사하는 것도 참선이며,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참선이며, 춤추고 노래하며 웃고 즐기는 것도 참선이다. 논 갈고 밭 매며 일터에서 일하는 것도 참선이며, 빨래하고 청소하며 밥을 짓고 밥을 먹는 것도 참선이다. 참선이 진리고 참선이 도고 참선이 불법이라면 참선은 한시도 사람의 일상과 떠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한 순간이라도 일상과 떠나 있으면 그것은 참선이 아니며 도가 아니며 불법이 아니며 진리가 아니다.
그리고 참선이 만약 불교에만 있다거나, 산 속에만 있다거나, 절에만 있다거나, 선방에만 있다거나 하면 그런 참선은 참다운 참선이 아니라 가짜 참선이다. 그러므로 참선은 모든 사람 모든 일에 다 있다. 그러나 다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과 그것을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모르든 알든 관계없이 모든 사람 모든 일에 다 있는 것이 이 참선의 특색이다.
게송에서 '본체(體)가 편안하다는 말'은 영가 스님이 특히 잘 쓰는 말이다. 글이 그렇게 길지 않은 증도가에서도 이 말은 일곱 번이나 등장한다. 몸과 마음을 아우르는 뜻으로 쓴다. 몸과 마음을 아우르는 뜻도 사람에 따라서 즐겨 쓰는 말이 각각 다르다. 몸과 마음을 아우르는 뜻으로 어떤 선지식은 마음 심(心)자를 즐겨 쓰고, 어떤 선지식은 성품 성(性)자를 즐겨 쓰고, 또 어떤 선지식은 사람 인(人)자를 즐겨 쓴다. 혹은 어떤 선지식인은 자성, 법성, 진여, 법계, 일물(一物) 등을 즐겨 쓰기에 선지식마다 사용하는 말이 다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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