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하늘 위 하늘 아래에서 나보다 더 존귀한 것은 없다 (《五燈會元》15·雲門章)
석가모니 세존께서 탄생한 것은 B.C. 463년이며, 동경 83도, 북위 27도인 가비라성에서였습니다. 그때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물론 갓난아기가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습니다.
후세 사람이 석존의 탄생이야말로 불교의 탄생이라고 하여, 석존의 가르침은 이런 것이라고, 탄생의 시점에 기탁한 "불교의 선언"입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란 결코 골목대장은 나 하나뿐이라거나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났다는 자부심에서 한 말이 아닙니다.
"천상천하(天上天下)"란 우주를 뜻이고 보편적인 존재의 의미입니다. "유아(唯我)"는 절대의 자아(自我), 즉 대아(大我)를 가리킵니다. 작은 자아, 즉 소아(小我)에게 얽매이지 않는 자유자재한 부처님의 마음이 대아(大我)입니다. 우주의 본체, 우주의 본바탕으로서의 유일절대(唯一絶對)한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는 이 구절 전체의 뜻은 "하늘 위에서부터 땅 속까지 무엇이나 그 모든 것이 부처의 생명을 갖고 있으므로, 존재하는 만물은 모두 존엄하다"는 것입니다. 이 진리를 알게 되면 "응애응애"하는 울음소리도 자기의 존귀함을 깨달아 외치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인간만이 존귀한 것이 아닙니다. 개의 짖음, 새가 우는 소리도 모두 "천상천하유아독존"의 발성(發聲)입니다.
대응(大應) 선사(1308년 입적)에게 어떤 수행자가, "천상천하유아독존이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는 자구(字句)의 설명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그 말의 진리를 물은 것입니다. 선사는 "남들을 위해 힘 쓰는 것이야"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수행자가 "석존께서 탄생한 사실(史實)은 별도로 하고 석존께서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즉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존재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절실한 질문이었습니다. 선사는 곧 "자네 발치를 보게"하고 대답했습니다. 즉 자기 자신에게 배우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살아 있는 자기가 "남들을 위해 힘쓰라."는 부처님의 뜻을 행하려고 생각한 그때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한 생명, 부처의 생명과 직결된 때입니다.
석가모니 세존의 탄생은 참된 의미에서 나 자신의 탄생이 됩니다. 어느 소설가는, 천상천하에 내가 있노라. 나 홀로 있노라고 읊어 석존의 탄생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 한 사람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자기이기 때문에 소중히 여기고 살아야 한다는 인생관에도 이어집니다.
-옥련암- 산빛노을(원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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