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직심시도량(直心是道場) - 바르고 곧은 마음이 곧 도량이니라

장백산-1 2018. 10. 22. 17:05

[선(禪)이야기] 055. 직심시도량(直心是道場)


직심시도량(直心是道場) - 바르고 곧은 마음이 곧 도량이니라 《維摩經》


도량(道場)이란 전에도 말한 바와 같이 원래는 석존께서 도(道)를 깨친 보리수 아래 있었던 자리를 가리킵니다. 그 후에 그곳은 수행하는 신성한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어떤 수행자가 어느 날 길에서 유마거사(維摩居士)를 만나 "어디서 오시는 길이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도량(道場)에서 오는 길이네"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도량은 방금 그 수행자가 떠나온 성안(城內)에 있었으므로 유마거사가 오는 방향부터가 정반대였습니다.


수행자는 수행을 위해 소란한 성안을 떠나 한적한 곳으로 가려는 길이었음으로 "그 도량이 어디 있습니까?"하고 유마거사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유마거사는, "곧은 마음이 있는 곳이 도량이지. 곧은 마음이 있는 곳은 거짓이 없으니까." 하고 대답했습니다. 


도량(道場)은 건물이나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도량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직심(直心)이란 흩어지지 않은 유연한 마음을 가리킵니다. 흩어지지 않고 유연한 마음에는 거짓이나 에누리가 없으므로 흩어지지 않고 유연한 마음이 도량이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유마거사가 도량과는 정반대 방향에서 오면서 "도량에서 오는 길이네"하고 말한 것은 뜻깊은 발언입니다. 수행자에게 "자네가 생각하는 도량과는 반대"라는 태도로 한 말입니다.


"직심(直心)"이란 순수한 마음으로 어떤 것에도 사로잡히지 않은 마음이기도 하므로 "빈(空) 마음(心)" , 즉 공심(空心)과도 상통됩니다. 


영가(永嘉) 대사(8세기의 중국 선승)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리를 찾으려는 욕구에 불타 있으면 마음은 조용해진다. 다만 마음이 조용해지기만을 바라고 진리를 터득하기를 잊으면 산 속도 소란스러워진다."


"파도 소리가 듣기 싫어 산에 살면, 소나무에 불어오는 소란스러운 바람 소리" 이 도가(道歌)도 위에 말한 영가대사의 말과 같은 내용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소란한 가운데서도 태평스럽게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을 보면 나는 몹시 부럽습니다. 그것은 단지 습관 이상의 큰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성성(惺惺)하면서 적적(寂寂)하고 적적(寂寂)하면서 성성(惺惺)한 자리가 이 세상 모든 것의 바탕, 근원 입니다


자기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는 대신 멀리 한적한 곳을 찾는 한, 아무데도 "도량(道場)"은 없습니다.


산빛노을(원광) - 옥련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