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죽음이라는 현상

장백산-1 2018. 11. 27. 13:00

죽음이라는 현상


깨어있는 자각(自覺) 상태에서 삶을 사는 연습을 하면서 살아왔을 때에만 깨어있는 자각(自覺)의 상태에서 죽는 것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평상시 일상생활에서 깨어있는 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면 분명히 깨어있는 의식을 갖고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은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들 중의 한 가지 현상이기 때문이다. 죽음은 삶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달리 말하자면, 죽음은 삶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현상들 중의 마지막 현상이다. 죽음은 삶의 현상 밖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다.


죽음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과정의 나무와 같다. 어린 열매는 처음에는 초록색이었다가 점점 빨간색, 노랑색, 주황색 등의 열매로 변한다. 그리고 더 진한 색이 되었다가 마침내 완전히 빨강, 노랑, 주황 색으의 열매로 변한 다음 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진다. 열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바로 그 현상은 열매가 익어가는 과정 바깥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열매가 완전하게 다 익어 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현상은 종국적인 성취를 이루는 것이다.


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지는 현상은 외부적인 사건이 아니다. 낙과 현상은 열매가 익어가는 변해가는 과정이 축적된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열매가 익어가는 과정을 모두 거친 다음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초록색 열매이었을 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초록색 열매는 마지막 과정을 맞이할 준비를 갖췄던 것이다. 아직 나뭇가지에 꽃이 만개하지 않았을 때에도 열매를 맺고 익어가고 떨어지는 같은 과정이 일어났다. 그때 열매는 나뭇가지 안에 숨겨진 채로였다. 그런 상태에서도 열매는 마지막 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무로 아직 성장하지도 않고 아직 여전히 씨앗이었을 상태 때에는 어떠했는가? 씨앗이었을 상태 때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준비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직 씨앗이 맺히지도 않고 다른 나무에 숨어있던 때에는 어떻겠는가? 그 역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익어서 나무에서 떨어지는 동일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따라서 죽음이라는 현상은 같은 현상에 속하는 삶의 여러 과정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죽음은 마지막 단계, 끝이 아니라 새로운 현상을 준비하는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하나의 관계, 하나의 순서가 다른 관계, 다른 순서로 대체되는 현상이다


오쇼의 <초월의 명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