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시작과 끝

장백산-1 2018. 12. 31. 15:12
새벽편지
 

2018년 12월 31일

시작과 끝



오늘 만난 어떤 사람이 시골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갔느냐?'며 무심코 물었더니 '시골에 혼자 사는 어머니가
자신이 죽고 나서 입을 수의를 손수 만드는데 바느질을 도와주러
다녀왔다'는 것입니다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참 마음이
짠하며 아려왔습니다
자신의 주검에 입힐 옷을 스스로 미리 만들고 또 세상을 떠날
어머니를 생각하며 바느질을 도와주러 바쁜 시간들을
뒤로한 채 친정 엄마에게 향한 딸의 모습...
참 아스라한 마음... 먹먹합니다

누구에게나 죽음이 온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금은 아직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 죽음은 저만치 멀리 아니, 아직 결코 나에게는
올 때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지요
하지만 오늘 죽음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수의 만드는
친정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도
참 필요하겠다는 여유 있는(?) 생각을 해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에게 시작이 있었듯 끝이 있기 때문입니다

- 소 천 -

오늘은 새로운 한주의 시작 월요일
그리고 2018년의 마지막 날 12월 31
이 시간의 교차점에서 나는 시작과 끝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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