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欲望)과 중도(中道)에 대하여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오직 빵에 의지해서만이 아니다. " <잡아함경> 중에서
(해설)
석가모니부처님이 마갈타국의 ‘판챠사라’라는 마을에 발우를 들고 탁발을 나갔다. 그 때 그 마을에는 젊은 남녀가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 축제의 날이 펼쳐지고 있었다. 모두 마음이 들떠 자신들만의 축제에 빠져 석가모니부처님이 탁발을 하러 나온 것을 보지 못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그때 정말로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고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깨끗하게 씻어 놓았던 발우를 그냥 들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마아라라는 악마가 석가모니부처님의 귀에 소곤거렸다.
“사문이여, 빵을 얻었는가.” “악마여, 빵을 얻지 못했다.”
“사문이여,다시 한 번 더 마을로 돌아간다면 내가 음식을 얻을 수 있게 해 주겠다.”
이 때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시구로 악마의 유혹, 즉 배고픔에 대한 유혹을 뿌리쳤다.
“비록 얻은 빵이 없다 할지라도 보아라, 우리들은 언제나 즐겁게 살고 있네.
저 광음천(光音天) 같이 우리들은 기쁨을 양식 삼아 살리라.”
이 시구를 듣자 악마는 더 이상 석가모니부처님을 유혹할 수 없음을 깨닫고 물러갔다. 이 시구는 석가모니부처님이 제자들에게 ‘식욕(食欲)의 유혹’, 배고픔에 대한 유혹에 대해 하신 말씀이다. 물론 석가모니부처님 살아생전 당시에는 모든 인간의 생존 문제가 빵으로 모아질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 그러나 사실, 오늘날은 ‘굶어 죽는 사람’이 거의 없다.
석가모니부처님 생존 당시는 모든 사람들이 가난하였으므로 ‘빵’의 존재는 하나의 권력이었는지도 모른다. 빵으로서 민심을 움직여 권력을 누리고 빵으로 모든 인권을 유린하는 시대였기 때문에 ‘빵’은 그 어떤 권력 이상일 수도 있었다.
아무리 석가모니부처님일지라도 현실을 살아가는 살아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빵의 유혹(먹는 것에 대한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석가모니부처님이 탁발을 한다고 해서 항상 ‘빵’을 얻을 수 있으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석가모니부처님이 배고픔의 유혹을 느끼면서도 악마의 유혹, 즉 분별 망상 번뇌라는 빵에 대한 욕심, 먹는 음식에 대한 유혹, 배고픔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던 것은 ‘배고픔의 유혹’을 느껴보는 마음도 수행의 일부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욕구, 욕망, 본능이 있다. ‘식욕, 성욕, 수면욕, 명예욕, 장수욕’이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 다섯 가지 욕망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며 본능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이 다섯 가지의 욕망 욕구 본능만 잘 다스린다면 모든 사람은 아주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만큼 이 다섯 가지 본능 욕망 욕구는 인간의 마음으로서는 다스리기 힘든 마음들이다. 그래서 석가모니부처님은 중도(中道)를 취했던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구살라국의 사위성에서 다섯 명의 왕(王)이 모여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다섯 명의 왕들은 미녀를 끼고 환락 을 만끽하는 마음 속에 빠져 있었다. 한 왕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것은 무엇일까.”
한 왕이 첫 번째로 말했다. “색(色)이 모든 욕망의 첫째다.” 색(色)은 눈에 보이는 사물을 말하는데 즉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가장 즐겁다’라는 말이다.
두 번째 왕이 말했다. “아니다. 성(聲)이 모든 욕망의 첫째다.” 성(聲)은 소리를 말한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 마음이 가장 즐겁다’라는 말이다.
세 번째 왕이 말했다. “아니다. 향(香)이 모든 욕망의 첫째다.”
네 번째 왕이 말했다. “아니다. 미(味)가 욕망의 첫째다.”
다섯 번째 왕이 말을 했다. “아니다. 촉(觸, 감촉)이 모든 욕망의 첫째다.”
다섯 왕은 결론이 나지 않자 석가모니부처님을 찾아갔다. 석가모니부처님은 다섯 왕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는 이렇게 말을 하였다. “왕들이시여. '욕망의 첫째'는 모든 것을 알맞고 적당하게 취하는 마음입니다.”
다섯 왕들은 석가모니부처님의 이런 위대한 말씀에 무릎을 꿇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왕들이시여. '욕망의 첫째'는 모든 것을 알맞고 적당하게 취하는 마음입니다.”라는 말씀을 통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중도(中道)적인 행위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식욕, 성욕, 수면욕, 명예욕, 장수욕도 알맞고 적당한 중도(中道)를 취한다면 그 다섯 가지 욕망 욕구 본능도 생활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선묵혜자 스님-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천히 가는 삶 17계명> (0) | 2019.01.15 |
---|---|
잠시 소풍왔다 돌아갈 존재들 (0) | 2019.01.15 |
인생이란 (0) | 2019.01.12 |
장애물이 긍정적인 사람을 만나면 (0) | 2019.01.12 |
겨울 경치 (0) | 2019.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