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념의 파도를 넘어, 평화의 바다로

장백산-1 2019. 1. 19. 13:49

이념의 파도를 넘어, 평화의 바다로

기간 2018-11-27 ~ 2019-02-28 발간일 2019.01.15 (화) 15:39


평화, 새로운 미래​ - 서해평화 사진전



▲백령도 진촌 바닷가 ⓒ사진 류창현


“서해 바다엔 수천 개의 ‘용치’가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한 쇠 말뚝입니다. 이제, 오랜 분단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이를 걷어내야 할 때입니다.” 
- 인천광역시장



바야흐로 한반도에 봄이 오고 있다. 이념의 파도가 시퍼렇게 달려들던 서해에도 평화의 바람이 분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반세기가 지났지만 서쪽 바다는 위태롭게 출렁거렸다.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서해평화 사진전 : 사선에서 생명선으로(from Death to Life)’. 아픔을 딛고 희망으로 일어선 한반도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선에서 생명선으로(from Death to Life)


2018년 4월 24일 0시, 민간인통제구역. 거짓말처럼 온 세상이 조용해졌다.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55년간 대북·대남 방송을 쏟아내던 확성기가 말문을 닫은 것이다. 날선 이념의 소리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적막이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야 살 만하다며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놓았다. 


1953년 정전협정을 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서해 5도 북방한계선(NLL) 해역은 굴곡의 역사 한복판에서 출렁거렸다. 서해 경계선의 합의가 안 됐기 때문이다. 1999년 1차 연평해전, 2002년 2차 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2010년 북측 해안포 사격. 그리고 2010년 연평도 포격은, 정전 이후 북한이 남한 땅에 연이어 포격을 가한 사건이었다. 서해 5도는 물론 강화도와 교동도 등 접경 지역에 사는 주민은 공포에 휩싸였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서쪽 바다에도 봄이 오고 있다. 군사 분야 합의로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국제상선공통망’이 10년 만에 정상화됐다. 이로써 어민들의 조업 규제가 완화되고 조업 구역의 확장 가능성이 열렸다. 언젠가 남북의 뱃사람들이 함께 만선의 노래를 부르는 그날이 찾아올 것이다.


인천관광공사가 오는 26일까지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컨벤시아에서 ‘서해평화 사진전’을 연다.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사진전은 ‘사선에서 생명선으로(From Death to Life)’를 부제로 총 4장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전시는 1장 ‘독립과 분단’, 2장 ‘전쟁과 사선의 DMZ’, 3장 ‘휴머니즘 그리고 통일과 평화의 길’, 4장 ‘화합과 생명의 땅 한반도’로 짜여졌다.


베트남전쟁 종군 사진기자 필립 존스 그리피스(Philip Jones Griffiths)와 선데이 텔레그래프(The Sunday Telegraph)의 사진기자 스튜어트 프랭클린(Stuart Franklin) 등 세계적인 보도 사진작가 그룹 ‘매그넘(Magnum)’ 소속의 작가를 비롯해 강민석, 강재훈, 김녕만, 김연수 등 국내 사진작가들의 작품 66점을 선보인다. 서해 평화 협력의 중심에 있는 인천을 배경으로 한 사진 9점과 체코대사관이 소장하고 있는 1950년대 북한 모습이 담긴 사진 5점도 공개됐다. 


6·25 전쟁으로 한반도가 두 동강 나면서, 남과 북은 닿을 수 없는 머나먼 땅이 됐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강산이 일곱 번 변했다. 하지만 함께 살아온 시간이 5,000년이다. 굴곡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본 바다가, 욕심도 이념도 부질없다는 듯 평화롭게 넘실거린다.
 


1993. 1. 23 / 김녕만
DMZ 철책선을 붙들고 오열하는 노인.
이 철책선이 들어섰을 당시 그는 앳된 소년이었을 것이다.
두고 온 고향을 잊지 못하는 실향민의 아픔이 절절히 전해진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고향과 가족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세월, 어느덧 기대는 체념이 되어 갔다. 죽기 전에 고향 땅 한번 밟아보려 했던, 할아버지의 소원은 이뤄질 수 있을까. 그러기엔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 버리고, 몸은 너무 늙었다.



​1932 / 윤봉길 의사 선서 장면. 김구가 김현구에게 준 사진이다.
(소장처 독립기념관)



제1장 : 독립과 분단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군을 무장 해제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주둔한 미소(美蘇) 점령군이 군사 분할선을 그었다. 38선이다. 강대국들의 군사적 편의에 따라 그어진 이 선으로 한반도는 두 동강 났다. 하늘, 바다, 땅만 나뉜 게 아니다. 잠시 일을 보러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길도 묶였다. 잠시 머물다 고향으로 갈 생각이었지만, 세월은 흐르고 흘러 강산이 일곱 번 변했다.




​1950. 9. 15 / 인천 해안에 병력과 장비를 양륙하는 4척의 전차상륙함.
소장처 미국 국립문서기록 관리청(NARA)


1950. 9. 16 / Ronald L. Hancock
미 제1해병사단과 한국 해병이 인천 시내에 진입했을 때,
부모를 잃고 길가에 홀로 앉아 울고 있는 어린 소녀.



제2장 : 전쟁과 사선의 DMZ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은 남한이 한 대도 보유하지 못한 전차를 240대 앞세워 남침했다. 6·25전쟁, 한민족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어야만 했던 가혹한 역사가 시작됐다. 한반도가 피로 물들었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육지에는 동서 250km에 이르는 휴전선이, 해상에는 서해 5개 섬(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과 북한 황해도 지역의 중간선을 기준으로 북방한계선(NLL)이 그어졌다.

‘작전 암호명 크로마이트(Operation Chromite)’.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15일 연합군의 사령관 맥아더가 주도한 작전으로 전세를 단번에 바꾸어놓았다.




▲​​2003 / 이기명
판문점 내부. 북한 쪽을 향해 촬영할 수 있지만, 우리 경비 쪽을 향해서는 촬영할 수 없다.
이곳에서는 철저히 스스로의 안전을 위한 규칙만이 허용된다.



2018. 9. 20 / 평양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 정상 최초로 함께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랐다.



제3장 : 휴머니즘 그리고 통일과 평화의 길

전쟁 그리고 정전협정으로 1,000만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쏟아지는 포탄을 피해 낯선 땅으로 떠밀려온 사람들은, 전쟁보다 더 혹독한 가족 잃은 슬픔을 견뎌야 했다. 죽기 전에 고향 땅 한번 밟아보고 싶은 이들의 소원은 이뤄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4장 : 화합과 생명의 땅 한반도

60년간 침묵하고 있는 휴전선의 철책. 그 안엔 붉은 피가 스민 녹슨 철모가 나뒹군다. DMZ는 ‘비공식적으로 무장한 지대’이자 ‘실질적 중무장 지대’다. 그 너머로 서로를 향한 총구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 민족의 가혹한 현실이다. 하지만 자연은 한반도의 땅과 바다를 남북으로 가르지 않는다.




2010. 11 / 박종우
임진강이 남쪽으로 흘러드는 태풍 전망대 앞. 하늘을 나는 독수리의 날갯짓이 자유롭다.



OECD 세계포럼기념 서해평화 사진전

사선에서 생명선으로(from Death to Life)

○ 기간 2019년 2월 28일(목)까지 

 장소 송도컨벤시아

 관람료 무료

 문의 인천관광공사 전시팀 032-210-1027



원고출처 : 인천시 시정소식지 <굿모닝인천> http://goodmorning.incheon.go.kr/index.do

굿모닝인천 모바일북 http://www.mgoodmorningincheon.co.kr/
글 정경숙 본지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