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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을 없애려고 마음써서 애쓰지 말고, 다만 괴로움의 성품을 보라

장백산-1 2019. 3. 23. 13:13

괴로움을 없애려고 마음써서 애쓰지 말고, 다만 괴로움의 성품을 보라



괴로운 마음이 일어날 때, 괴로운 그 마음을 없애버리려고 마음을 써서 애쓴다고 괴로운 마음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고 싶은데, 버리려고 애쓴다고 해서 집착하는 마음이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내게 퍼부은 욕설로 인해 화를 안 내고 싶다고 안 내 지는 화가 아니다.


억지로 무엇을 하려는 것은 조작, 즉 유위(有爲)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괴로하는 마음, 집착하는 마음, 화를 내는 마음의 본성(本性), 즉 본질(本質)을 깨닫기만 하면 끝난다.


괴로워 하고, 집착하고, 화내는 마음이 진짜로 나를 휘두를 만한, 나를 괴롭힐만한 실체적인 힘을 지녔


는지를 잘 살펴보라. 그같은 마음이 나를 괴롭힌다는 사실이 100% 진실일까?



괴로워 하는 마음, 집착하는 마음, 화를 내는 마음은 내 의식이 만들어낸 실체가 없는 허망한 모양, 즉


상(相), 이미지, 그림이라는 사실만 올바로 보면, 그런 마음이 사라진다기 보다는, 그런 마음이 그대로 


있으면서도 그런 마음의 영향력이 미미해지다 사라져버린다. 그런 마음이 있기는 있는데, 허망하고, 


가짜이며, 실체가 없어 진실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거기에 연연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마음을 보는 통찰지(洞察智)가 생겨나면, 저절로 얽매이는 마음, 생각, 분별, 망상,번뇌, 집착심은 


힘을 잃고 사라져 간다. 예를 들어 보자. 남들이 나에게 한 욕이나 비난 때문에 괴롭다면 나 자신에게 


물어보라. '그 욕이나 비난이 나를 괴롭게 한다'는 것은 100% 확실한 진실인가?를...어떤 사람은 그 욕을 


듣고 화를 내겠지만, 어떤 사람은 그 똑같은 욕을 듣고도 전혀 화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욕'이 나를 괴롭힌 것이 절대적 진실은 아니지 않은가?



'그 욕, 비난'은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이기에, 실체적인 괴로움을 가져다 주는 절대적 요소는 아니다.


내 스스로 그 욕, 비난에 휘둘리어 괴로워 하기로 선택했을 뿐이다. 단순하다. 그것이 나를 휘두를 힘이 


없음이 분명하다면, 단순하게 휘둘리지 않기를 선택하면 된다. 그 욕이나 비난은 힘이 없다. 그 욕, 


비난에 에너지, 힘을 부여하는 것은 나 스스로이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자식이 성적이 떨어져 괴롭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정말 자식의 '성적'이 나를 


괴롭힐 절대적 원인이 될까? 자식의 성적이 떨어져 괴롭다는 것이 100% 사실인가?를 자신에게 물어보라.


아니다. 아니라면, 그 허망한 거짓에 힘을 부여해 준 뒤에, 스스로 휘둘리는 이런 '가짜에 휘둘리는' 개념


놀이는 그만 해도 되지 않을까?



그저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면 된다. 그것이 진짜로 나를 휘두를 힘이 있는 것인지, 그것으로 


인해 괴롭다는 것이 정말 진실인지를 냉정히 살펴보라. 그렇지 않다면, 거기에 휘둘리지 않으면 된다.



진실을 보면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진실을 깨달으면, 지혜가 생기면, 없애려고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있는 그대로 보면, 세상에는 아무런 일도 없다. 무수한 일이 시시


각각으로 소용돌이 처럼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세상, 인생, 삶에는 여전히 무수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사라지겠지만, 이러한 있는 그대로의 관찰, 진실을 통찰함으로써 당신은 그 모든 것으로


부터 자유로와져서 자유인이 될 수 있다.



-법상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