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다고 여겨왔던 모든 것이 거짓이라면
사람들이 진실(眞實)이라고 여겨 굳게 믿어왔던, 옳다고 여겨 굳게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정말로 진실이고 옳은 것이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옳다고 믿어왔던 나의 허망한 생각이었음을
인정할 수 있을까요? 아마 사람들은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지만 사실이 그렇
습니다
모든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 종교관, 진리관 등이나, 내 생각만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굳게 믿어온
그 모든 것들은 사실 진실(眞實)이 아닌 거짓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제각각 종교적
배경, 사상적 배경, 국가적 배경과 가정이나 학교에서 배워왔던 경험을 통해 저마다 제각각의 다양한
가치관을 선택하고 짜맞추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마다의 가치관은 계속해서 바뀌기도 하고, 보다 더 깊어지기도 하면서 자기만의 '옳은 주장'을
만듭니다. 모든 종교, 사상, 철학과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이 '옳은 진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
합니다. 사람들마다의 자기만의 옳은 진리를 믿을지 말지는 전적으로 자신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옳은 진리 그것을 믿기로 작정한다는 것은, 자기 생각에는 내가 비로소 진리를 찾았다고
여기겠지만, 사실은 내가 나만의 옳은 진리를 '진리라고 선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할 뿐입니다.
나만의 옳은 진리가 불교적 지식이라서, 불교적 지식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기겠지만, 그렇게
믿는 순간 그 사람은 그같은 허망한 생각을 자기 생각이라고 집착하고 있을 뿐, 참된 불교가 무엇
인지를 결코 모르는 사람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지혜(智慧)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의 벗어남을 말합니다. 심지어 불교 자체
에서도 벗어남을 말합니다. 이같은 벗어남을 세속, 세간에서 벗어나기에 출세간이라고 부릅니다.
그동안 나라고 여겨왔고, 세계라고 여겨왔고, 옳다고 여겨왔고, 진리라고 여겨왔던 그 모든 것이
사실은 허망한 의식(意識)의 작용이었을 뿐, 진짜가 아님이 밝혀지는 것이 바로 깨달음, 즉 참된
지혜(智慧)입니다.
깨달음, 즉 참된 지혜 이전에는 어떤 특정한 사상, 진리, 철학, 종교를 배움으로써 그 진리대로
살고자 했지만, 깨달음 이후에는 '그 진리대로 살아야 할' 그 모든 틀이 사라져버립니다. 이것은
엄청난 당혹스러움임과 동시에 더없는 안심이요, 행복이며, 완전한 자유입니다. 비로소 진정한
자유인, 진정한 해탈을 성취한 것입니다.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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