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너무 다른 부부

장백산-1 2019. 7. 25. 12:49
새벽편지
 

2019년 07월 25일

너무 다른 부부



가스렌지에 라면 끓일 물 올려놓고
10초가 멀다하고 물이 끓었나 살펴보는 나
가스렌지에 라면 끓일 물 올려놓고
10분이 되도 살펴보지 않아 물을 쫄게 하는 남편 

맵고 짠 것이 좋고
기름 자글자글한 삼겹살이 좋은 나
싱거운 것이 좋고 
달콤하고 상큼한 과일이 좋은 남편

5분이면 외출준비 끝나고 차에 가서 시동 거는 나
25분이 지나도 외출 준비가 끝나지 않는 남편

화가 나면 말이 빨라지고 열이 나는 나
화가 나면 차분해지고 몸이 차가워지는 남편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는 나
낯선 사람과 있으면 긴장해서 땀이 나는 남편

몸을 긴장하게 하는 오싹한 추위가 좋아 겨울을 기다리는 나
몸을 긴장하게 하는 오싹한 추위가 싫어 ‘겨울아 오지마라’하는 남편 

비 오는 날 드라이브가 좋은 나
비 오는 날 드라이브가 싫은 남편

연애 8년, 결혼생활 17년, 합해서 25년을 함께했는데
여전히 너무 다른 나와 남편

부부는 영원히 맞지 않는 로또라는데
나와 남편은 앞으로 10년 쯤 더 살면 서로 닮아질 수 있을까?

- 행복한가 / 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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