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몽땅 꿈이다 - - - 현정선원 대우거사님
<질문 > 어젯밤 산길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섬뜩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무서운 마음이 듭니다.
< 답변 > 어느 날 먼 길에서 오는 동산 선사를 보고 스승 운문 선사가 물었소.
― 어디서 오는 길인가? ― 사도(査渡)에서 오는 길입니다.
― 이번 여름은 어디서 보냈는가? ― 호남(湖南)에서 보냈습니다.
― 언제 그곳을 떠났는가? ― 8월 아무 날 떠났습니다.
― 내 그대에게 방망이 3대를 호되게 내려치리라.
동산 선사는 스승인 운문 선사가 하신 그 말을 듣고나서 하룻밤 내내 왜 맞았는지 끙끙 이리 궁리하고
저리 궁리하다가 다음 날 스승께 여쭸소.
“제가 어제 방망이 3대를 호되게 맞긴 맞았는데 도무지 맞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제 허물이 무엇인지 자비로 일러 주십시오” · · · · · ·
“밥벌레가 강서와 호남에서 그따위 짓을 하고 돌아다녔구나!!” 그 할(喝)을 듣고 화닥닥 깼다는 거요.
주재자(主宰者, 이 세상을 만들고 좌지우지하는 존재)는 어디에도 없소. 이 세상 모든 게 인연으로
말미암을 뿐, 이 몸뚱이는 허깨비요. 몸은 목석과 다르지 않소. 몸은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오.
참성품(본래성품, 본래면목)은 단 한 번도 까딱한 조짐도 없소. 사람들이 지금 그렇게 열심히 왔다갔다
하고,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 보고, 감촉을 느끼고,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람들이 한 생각
일으키는 데에 따라 참성품이 응현(應現, 化現, 發現)하고 있는 거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목전(目前)에서 일어나는 세상 모든 일이 참성품이 드러나는 거라는 말이오.
참성품은 작용이 없으면서도 텅~빈 골짜기가 소리에 의해 메아리를 드러내듯이 그렇게 세상 모든 것을
드러내는 거요. 거기에 어디 '나'라는 놈이 있을 수 있으며, 거기에 어디 ‘나’라는 놈이 끼어들어 ‘내’가
지난 밤 어찌어찌 했는데 ‘내’가 무서운 생각이 들더라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그게 얼마나 망령된 말인지
이제 알아차리겠소?
날이면 날마다 세상을 경험하고 체험한 게 ‘나’고, ‘내’가 경험하고 체험한 바에 따라 그게 전부 실체가
있는 실제(實際)인 줄 잘못 알고는, 모든 이야기를 '나'로부터 풀어내니, 여러분이 설법을 얼마나 수박
겉핥기식으로 듣고있는지 알아야 하오.
참성품 거기 어디에 실제도 아닌 ‘나’란 놈이 끼어들 여지가 있냔 말이오? 심지어는 지난 밤 꿈에 ‘내’가
이러쿵저러쿵 했다는 소리까지 하고 있으니 이걸 참 어쩌면 좋겠소? 이 세상이 몽땅 다 꿈일 뿐이오.
꿈속에서 일어났던 일을 실제인 줄 잘못 아는 그게 무명중생이오. · · · · · ·
진지하고 삼가는 마음으로 참으로 참구가 깊어야 하오. 그러지 않고선 수천만년 갇혀 살아온 그 상식의
굴레를 도저히 벗어날 길이 없소. 벗어나기는커녕 자기가 상식의 굴레를 뒤집어쓰고 상식이라는 감옥에
갇혀서 살고있다는 사실 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하오.
-무진장 - 행운의 집 cafe.daum.net/yourhappy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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