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이 이것일 뿐이다 - - 릴라
숲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숲은 끝이 없을 정도로 광대했습니다. 이 숲에는 볕이 잘들고 영양분이 풍부
하여 온갖 나무와 풀들이 잘 자랐습니다. 어느 날 무한대로 큰 이 숲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제각각
자라던 숲속 생명들을 헝클어놓았습니다. 그것들은 한데 어우러져 여러 가지 모양들을 만들었습니다.
숲속에 있는 큰 나무는 사람 모양처럼 비틀어졌고, 작은 관목들은 양떼처럼 보였으며, 아주 작은 잡초
들은 바위처럼, 구름처럼, 강물처럼 한데 뭉쳤습니다. 이런 모습을 멀리서 보니 정말 온갖 다양한 것들이
사는 세상처럼 보였습니다.
그 숲의 모습은 하늘 아래 목동이 양떼를 모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온갖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마을을
이루어 서로 왕래하며 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숲에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런 것들이 있는 게 아니라 나무이고 잡초이고, 이끼들
이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땅에 의지해서 제각각 일어난 것들이지 실제로 그런 존재들이 없었
습니다.
모든 것들이 살고 있는 이 현실세상도 마치 이 숲과 같습니다. 숲에 그려진 것은 모양이 그러할 뿐 실제가
아닙니다. 멀리서 그 모양들을 따라 분별해서 보면 사람이 있고, 사물이 있고 하늘과 땅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온갖 숲속 생명들의 어우러짐뿐입니다.
이 숲은 소리의 나무이기도 하고, 빛깔의 잡초이기도 하며, 냄새와 촉감의 관목이기도 하며, 의식의
이끼들이 어우러져 음양과 높이와 길이, 형태를 이룬 것입니다. 이 여러 가지 숲속 생명들도 저 혼자
독립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대지에 의지해서 자라난 것들입니다.
원래는 마음 땅 하나에 의지해 여러 가지 인연들이 생겨난 것이고 이 인연들이 한데 어우러져 이룬
모양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 세상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 눈앞에 펼쳐진 세상은 바로 지금 이 마음
하나에 의지해서 생겨난 인연들입니다. 눈앞의 컵, 책, 손가락, 타인의 얼굴, 지나가는 사람, 들리는
소리, 높은 하늘, 야트막한 산,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들, 내면에서 올라오는 속삭임, 지난날의
기억들, 앞날에 대한 기대와 흥분과 두려움, 바로 지금 여기서 느껴지는 슬픔과 우울감이 하나뿐인
텅~빈 마음의 발현입니다.
눈앞에 있는 세상, 그것을 바라보는 나 등 분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하나뿐인 텅~빈 마음에서 시시
각각 비추어지는 감각적인 인연들과 그것에 이름을 더한 결과입니다. 내가 있지만 실제 있는 것이 아니
며, 상대가 있지만 실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산하대지 모든 외적 물질적인 현상들, 내면에서 정신적인
현상들, 즉 생각, 느낌 감정, 욕망 욕구, 분별이 일어나지만 실제로는 일어난 사실이 없는 것이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진실입니다.
모든 것이 바로 이 텅~빈 마음, 텅 빈 깨어있음입니다.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것이 지금 여기서 벌어
지고 있는 일입니다. 텅~빈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물질적 정신적 현상들에 사로잡히지 말고 가만히 이
모든 창조를 바라볼 수 있다면 이 사실이 실감 날 것입니다. 순간순간 멈추고, 순간순간 깨어납니다.
순간순간 돌이키고, 순간순간 스스로 털어버립니다. 분별된 현상에 사로잡히는 습관에서 벗어날수록
세상 모든 것이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아무 일도 없는 텅 빈 일임이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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