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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가 되려고 하지 말라

장백산-1 2019. 10. 20. 16:44

'어떤 자'가 되려고 하지 말라   - - 법상스님


아무 것도 아닌 자, 나를 규정할 그 어떤 것도 없는 자, 

정체성의 상실, 그 무엇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자, 

그 자유한 그 존재, 그 깊은 평화, 그 깊은 안심,

이것 말고 ‘어떤 자’가 되려고 하지 말라. 


내가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닐 때,

되려고 하는 어떤 것도 없을 때,

그때 비로소 크게 안도하게 될 것이다.


되려고 하고, 하려고 하면

그것이 되기 위해, 그것을 하기 위해

무진장 애써야 하고,

그것이 되지 않았을 때, 못했을 때 괴롭다.

하려거나 되려는 덫에 걸려 괴로워지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을 다 하고, 무엇이 다 되어도 좋지만,

그것을 다 하고 다 되면서도 다만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괴롭지 않은 삶이다.

이것이 하되 함이 없이 하는 것(무위 無爲)이다.


그렇게 했을 때 그랬을 때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모든 것은 완전무결하다.


어디로 갈 것도 없고, 무엇이 되려고 할 것도 없으며,

해야할 것도 없기 때문에 비로소 완전히 쉴 수 있다.


하되 함이 없이 하니, 집착 없이 하니,

마음은 완전히 쉬면서도 삶에서 인연 따라 주어지는 일에

그 순간순간 반응하며 주어지는 일을 온전하게 해 낸다.


내가, 내가 추구하는 특정한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할 때는

힘들게 노력해야 하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 괴로움이 생기지만,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가 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이미 완전한 완료형으로 지금 여기에 온전하다.


당신은 지금 여기에서 지금 있는 이대로 이미 있지 않은가?

이것이 무엇이 부족한가?


‘되어야만 할’ 무엇도 없고, ‘해야만 할’ 무엇도 없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