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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마음공부

장백산-1 2020. 3. 8. 21:52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마음공부 - - 법상스님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고 계시네요. 코로나19는 이미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 이미 와 있는 코로나19가 진실입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라는 진실은 때로는 사람들을 웃음 짓게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모습으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웃음 짓게 만드는 진실, 힘들게 만드는 진실, 그 양 쪽

다 사실은 사람들을 깨닫게 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찾아옵니다.


그러니 이미 지금 여기에 온 코로나19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너무 집에만 있으니 우울하고, 심심하고, 두렵고, 답답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지금 여기 있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그 우울함, 심심함, 답답함, 두려움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이미 지금 여기 그 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분별하는 생각, 분별심으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의 현실을 거부하지만 않으면,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현실은 그냥 그저 있는 이대로일 뿐입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한 생각

돌이켜 바깥으로 나가고 싶고, 바깥으로 치닫던 마음을 내면으로 돌려보고, 고요히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해 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는 너무 바깥으로만 나가 돌아다니기 보다는, 우리들 내면으로 들어오는 시간이 더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상황이 내면으로 들어오는 기회라고 여기면서, 법문도 듣고, 책도 

읽고, 명상도 하고, 온전하게 홀로 있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신 분들에게는 힘든 시기가 

될 듯 하여, 저 또한 안타깝습니다.


늘 마음으로 축원드립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왜 코로나19가 나를 이렇게 괴롭히나?'하고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이미 찾아온 현실을 받아들인다면, 지금 여기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이 선물이 될 것입니다.

최대한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응하고,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되, 이 상황에 너무 많이 휘둘리지는 않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힘든 이 시간 또한 지나갈 것이고, 지나가는 동안에는 상처를 가장한 삶의 진실을 선물로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상처를 가장한 삶의 진실이라는 선물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온전하게 지금 여기

이 현실을 받아들임으로써,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현실을 판단하지 않고, 외부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누군가를 혐오나 원망하지 않고, 그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를 지켜봄으로써 진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더욱 더 둘로 나누고, 

분별하고, 차별하게 만들게 될까 하는 우려입니다. 세상, 삶, 인생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둘로 나누는 

분별심(分別心), 분별을 하는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갖고자 하거나 버리고자 하는 마음, 내 편 네 편으로 나누는 마음, 적과 아군으로 나누는 마음, 집착하고

거부하는 마음, 등 이렇게 둘로 나누는 마음이 커지게 되면, 모든 문제, 괴로움이 생겨납니다. 이 세상을 

둘로 나누게 되면, 문제는 점점 커지고, 하나로 되돌리면 문제는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져 갑니다.


코로나19에 과도하게 두려워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대응하지 않아서도 안 됩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중도(中道)의 실천은 침착하게 할 수 있는 대응은 하되, 과도하게 두려워하지 않고 휘둘리지 않는 겁니다.


코로나19가 이 사회를 확진자와 비확진자로 나누고, 특정 지역이나 단체에 대한 혐오와 비판으로 이어지

면서 점점 더 둘로 나누는 분별로 치닫게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마음 

따뜻하게 하는 소식들, 둘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화합시키고, 하나이기에 사랑하는 동체대비의 

실천을 보여주는 소식들도 많이 들려옵니다.


그런 실천들에 우리가 더욱 감사해하고 찬탄하고 감동하는 것이 곧 불이중도를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요?


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한 신임 간호장교들이 대구로 찾아가고, 전국 각지에서 의사분들이 자원하여 대구로 

찾아들고, 그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국에서 후원금들이 쏟아지고, 사랑의 택배가 발송되는 등의 아름다

운 '하나임'의 실천이 우리를 감동하게 하고 우리의 정신을 깨어나게 합니다.


자비와 사랑의 실천이 곧 둘이 아닌 불이법(不二法)의 실천이고, 지혜(智慧)의 실천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나쁜 점을 지적하고, 특정집단을 혐오하고, 적과 아군을 나누는 분별심, 어리석음 보다는, 

우리 모두가 '하나'되어, '한마음'으로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서로를 격려해주고 도와주고, 잘 한 것은 

칭찬해주고 찬탄해 줌으로써 '하나임', '불이중도(不二中道)'의 실천이 꽃피어나기를 발원해 봅니다.


물론 지금까지 한 말이 코로나19의 모든 잘못을 눈감아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잘잘못은 가리고 결과는 

책임지되,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의 마음은 이것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고 깨어나게 되기를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