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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시간들

장백산-1 2020. 3. 20. 01:51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시간들 - - 법상스님


시간 속에 빠져 있는 한 당신은 진실과 멀어져 있다. 생각으로 과거의 어느 때를 떠올리거나, 미래의 어느 순간을 추구하거나, 생각 속에 빠져 있는 동안 당신은 진정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진짜의 삶이 아닌, 생각이 만들어 낸 거짓된 삶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뿐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시간'도 환상이고, 과거도 미래도 환상이며, 생각도 환상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자각한 뒤에는, 그 허망한 환상에 머물지 않고, 당장에 '지금 여기'라는 진실에 머무는 것이다. 물론 '지금 여기'라는 진실에 머무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면 생각이라는 환상은 끊임없이 온갖 이야기를 펼쳐낼 것이며, 생각은 과거나 미래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좀처럼 멈추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래도 상관 없다. 중요한 점은, 그렇게 오락가락하는 생각이 허망하다는 자각을 한 뒤에, 필요에 따라 잠깐씩 그 생각의 여행을 써먹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 진실, 즉 과거나 미래, 생각은 허상이며, 참된 실상, 참된 진실은 오로지 '지금 여기'라는 사실만 놓치지 말라. 이 사실을 자각한다면, 당신은 점점 더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생각하는 시간이 아닌, 잠시 생각을 멈추고, '지금 여기' 이 아무것도 아닌, 아무 느낌 없는 존재의 자각으로 자주 돌아오게 될 것이다.


'지금 여기'만이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만이 존재이며, '지금 여기'만이 전부이다. 아니, '지금 여기'를 빼고 그 어떤 것이 진실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삶이란 아주 단순하다. 자주 자주 '지금 여기'라는 진실과 접촉하라. 더 자주 거짓을 확인하고, '지금 여기'라는 진실과 친밀해지라는 말이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라.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고 쉽다. 그냥 이렇게 있으면 되니까. 그저 '지금 여기' 있는 대로 이렇게 이대로 존재해 주면 된다.


바람이 피부에 와 닿는 느낌과 함께 '지금 여기'에서 깨어있으라. 어떤 소리든 그 소리의 내용에는 집착하지 말고, 그저 그 소리를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없이 있는 그대로 들으며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있는 이것과 함께 그저 가만히 있어주면 된다. '지금 여기'로 자주 여행을 오라. 아니 사실은 '지금 여기'에 멈춰 서서, 가끔씩 필요할 때만 생각으로의 여행, 과거나 미래로의 여행을 의식적으로 잠깐씩 다녀오기만 하면 된다. 다만 환상인 과거나 미래에, 생각 속에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과거나 미래, 생각을 믿지 않고, 속지 않으면 된다. 과거나 미래, 생각이 환상임을 자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