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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택과 결정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장백산-1 2020. 3. 31. 00:27

모든 선택과 결정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 -  법상스님


배가 고프면 내가 생각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밥을 찾게 되고, 똥이 마려우면 내 생각이 아니라 저절로 

화장실을 찾아가게 된다. 졸리면 내 생각에 의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자게 되고, 에너지가 넘치면 뭔가 

할 거리를 찾는다. 밥을 먹고 나면 내 생각에 의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소화가 되고, 그 무엇보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숨과 날숨을 내 생각에 의해서가 아니라 잊어버린 적이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무르익으면 모든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애써서 

오지도 않은 미래(未來),  올지도 모르는 미래(未來)를 정형화된 틀 속에 가둘 필요는 없다.


나는 미래(未來)에 언제는 어떻게 해야하고,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고, 나의 미래는 어떤 계획대로 

되어야 한다는 등의 그런 허망한 정해진 틀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라. 스스로의 생각으로 미래를 계획

하지 않더라도, 삶은 인생은 세상은 그 스스로 가장 정확한 시절인연(時節因緣)이 펼쳐질 때와 장소를

알고, 시절인연(時節因緣)의 때와 장소가 되면 모든 것을 이루게 할 것이다.


그래서 삶에서의 모든 것은 시절인연(時節因緣)에 따라 저절로 일어난다. 내가 억지를 부린고 되는

일이 아니다. 시절인연(時節因緣)에 따라 저절로 일어나는 일에 삶, 인생, 세상 거기에 가짜 나를, 

아상(我相)을 개입시키지 말라.


미래에 앞으로 언제쯤 이 일을 시작해야 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무르익게 

되면, 고민할 순간도 없이 저절로 그 일을 선택하고 결정을 해 실행에 옮기게 될 것이다.


출가(出家)를 할까 말까를 깊이 고민하던 청년이 있었다. 할까 말까를 1년도 넘게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언을 하기를 그대가 아직 출가를 고민 중이라면 시절인연(時節因緣)이 안 된 것이니, 고민하지 

말고, 지금 그대에게 주어진 삶을 즐겁게 살라고 했다.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그토록 나의 조언을 귀하게 

여기던 그가 나와는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출가를 해버렸다.


이 세상 모든 일은 이와 같다.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이 될 것인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묻고 있다면, 

아직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무르익지 않은 것이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무르익어 선택의 순간이 

오면 저절로, 누구의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는 결정이 내려진다. 시절인연(時節

因緣)이 무르익어 스스로 선택하는 결정이 내려지는 그것은 강력하다. 그 누가 반대를 해도 소용이 

없고 그 선택과 결정을 실행에 옮긴다.


그런데 그러한 시절인연(時節因緣)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정이 저절로 이루어지기 이전에, 우리는 누구

나 몇 년이고, 며칠이고 쓸데없는 걱정이나 고민을 하느라, 너무 많은 필요없는 에너지를 낭비하곤 한

다. 쓸데없이 필요없는 많은 에너지를 허비할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쓸데없이 필요없는 많은 에너

지를 허비하는 그게 전부 다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아상(我相 : 나라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 환상)을 

믿기 때문이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무르익으면 가짜 나, 즉 아상(我相 : 나라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 환상)쪽에서가 

아니라, 진리(眞理) 쪽에서 저절로 시절인연(時節因緣)에 따른 세상을 꽃피운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의 때가 언제인지는 누구도 오직 모를 뿐이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의 때가 언제인지는 누구도 오직 모를 뿐인 이 사실을 다른 말로 불교에서는 인연법

(因緣法), 연기법(緣起法), 무아(無我), 공(空) 등의 방편의 말로 설명을 하는 것이다. '나'라는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것과 이 세상 모든 것은 인(因, 原因, 직접원인)과 연(緣, 조건, 간접원인)이 임시로 

화합하여, 가합(假合)하여 이루어졌다 사라져버리는 실체가 없는 허깨비, 물거품, 꿈, 그림자, 이슬, 번개

같은 것일 뿐이다.


그러니 앞 날을 미래(未來)를 걱정할 것 없이, 미래를 어떻게 결정해야 하나 너무 깊이 고민할 것 없이, 

그저 지금 여기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펼쳐지는 삶, 인생, 세상인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면 그 뿐이다. 

아주 가볍게, 너무나도 가볍고 경쾌하게,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그대를 내맡기고 살아보라.


이 세상 모든 일들을 내가 다 선택하고 결정하면서 산다고 착각(錯覺)하면, 엄청난 스트레스가 나를 

압박한다. 이 선택과 결정이 잘 한 것인지 못 한 것인지 늘 걱정이다. 잘못한 선택과 결정이면 어떻게 

되는걸까? 그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수많은 생각을 먹고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미래의 엄청난 두려움

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죽은 후에도 그 잘못된 선택과 결정의 결과로 지옥(地獄)에 가게 될까봐 두렵다. 이런 허무맹랑

한 허망한 생각, 망상(妄想)은 전부 다 버려도 좋다. 잘못된 그 선택과 결정에 '나'를 개입시키지 않아도 

좋다. 나는 그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온전히 깨어있어서 살기만 하면 그뿐이다. 


그것도 가능하면 지금 여기라는 삶, 인생, 세상을 즐겁게 누리고, 만끽하되 단,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모든 선택 결정과 그 선택 결정의 결과는 그저 하늘에, 진리에, 삶 자체에 내맡겨 보라. 그것이 

진정한 나, 본래의 나, 진짜 나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오직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펼쳐지는 매 순간의 진실 속에서 삶을 만끽해도 좋다. 

자유롭게. 가볍게. 단순하게 그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이렇게 있는 것뿐이다.


삶에는 인생에는 세상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머릿속에서 괜히 일으키는 문제만 빼면. 모든 선택과 결정

은 잘못될 수가 없다. 선택과 결정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허망한 생각만, 망상(妄想)만 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들 모두는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 완전하다. 분별 망상에 대한 집착

만 내려놓으면 세상만사가 오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