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대상에 사로잡힘과 벗어남(대상과 동일시와 탈동일시)

장백산-1 2020. 4. 3. 00:31

대상에 사로잡힘과 벗어남(대상과 동일시와 탈동일시)


붓다의 가르침은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로 요약된다. 마음공부의 목표 또한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괴로움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붓다는 ‘세상 모든 것이 다 괴로움이다(일체개고, 一切皆苦)’라고 단언하였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의 

사는 즐거움에 대한 일말의 희망조차 부정한 말이 일체개고(一切皆苦)다. 그렇다면 붓다는 왜 일체

개고(一切皆苦)라고 그랬을까? 사람들의 즐거움이라는 감정도 무상(無常 : 고정되어있지 않고 계속 

변함)하고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는 꿈, 물거품, 허깨비, 그림자, 이슬, 번개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일체개고(一切皆苦)라고 말한 것이다.


실체가 없는 즐거움이기 때문에, 즐거움을 갈망하는 만큼 오히려 즐거움의 갈망에 대한 불충분함, 

허전함, 불만족이 강화된다. 즐거움에 대한 갈망이 도리어 괴로움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허망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은 심리적 현상 물질적 현상 모든 현상들의 본질(本質), 본성(本性)을

그대로 냉철한 시선으로 꿰뚫어 보고 다시는 실체가 없는 허망한 현상에 미혹되지 않는 정견(正見)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일상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말한다면, 괴로움이란 무상하고 실체가 없는 물질적 정신적 대상에 

사로잡혀 그것을 자기 또는 자기 것으로 동일시(同一視)하고 집착하는 까닭에 발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질적 현상인 육체를 나 또는 나의 것으로 동일시(同一視)하는 한 육체의 무상함과 실체 

없음에서 비롯되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느낌 감정 감각, 정서, 생각, 신념, 분별심 등과 같은 정신적 현상, 대상 또한 육체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괴로움은 느낌 감정은 나와 어떤 대상과의 동일시(同一視), 즉 어떤 대상을 자기화하여 그 자기화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다. 나와 동일시 하는 대상, 괴로움이 바로 자신이기에 그 괴로움의 입장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불안, 공포, 우울 등과 같은 감정을 예로 들어보자. 이러한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란, 그러한 

감정을 자기 또는 자기 것으로 동일시(同一視)하여 그러한 감정에 좌지우지 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흐르는 강물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 고통 받지만 그 소용돌이를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라 비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불안, 공포, 우울 등과 같은 괴로움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앞서 강물의 소용돌이

에서처럼 그 소용돌이 속에 있는 한 괴로움을 피할 길은 거의 없다. 반드시 소용돌이 밖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불안,공포, 우울 등과 같은 괴로운 감정을 나 또는 나의 것으로 동일시(同一視)하는 생각에서 벗어

나야 한다.


그러한 동일시(同一視)에서 벗어남, 탈동일시(脫同一視)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고로움에 대한 ‘자각

(自覺)’, 즉 ‘알아차림’이다. 진정한 나, 진짜 나는 몸이 아니라 몸에 대한 자각(自覺), 즉 몸이 내가 아니

라는 사실을 자각(自覺)것 알아차리는 것이다. 나는 불안, 공포, 우울 등과 같은 괴로운 감정이 아니고 

그러한 괴로운 감정에 대한 자각(自覺), 즉 알아차림 자체이다. 쉽게 말해, 괴로운 상태란 괴로움이라는 

대상 내부 또는 대상의 인력권 속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라면, 괴로움에서 벗어난 상태란 괴로움이라는 

대상의 외부, 대상의 인력권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라 할 수 있다.


이 괴로움에서 벗어남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괴로움이라는 대상에 대한 자각(自覺), 즉 알아차림이다.

괴로움에 대한 자각, 알아차림은 마치 소용돌이 밖에서 소용돌이를 바라보고 있는 상태와 같다. 소용

돌이 속에서가 아니라 소용돌이 밖에서 소용돌이를 하나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입장이다.


우리가 괴로움이라는 현상, 대상에 사로잡혀 그것과 내가 동일시(同一視)된 상태에서는 그 괴로움을 

하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렵다. 오히려 괴로움이라는 그 대상의 입장의 시선으로 괴로움이

라는 대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괴로움이라는 그 대상의 속성인 무상하고 실체 없음이 내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괴로움은 필연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괴로움이라는 그 대상의 무상함과 실체 없음을 자각(自覺), 즉 알아차리는 순간 자연스럽게 

괴로움이라는 대상과 나의 동일시(同一視), 즉 괴로움이라는 대상의 입장과 시선을 극복하게 되면 

사로잡혀 있던 대상의 속성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물론 자각과 알아차림의 힘, 그러한 자각과 알아

차림을 가능하게 하는 대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 즉 정견(正見)이 분명하지 않으면 다시 괴로움이라는 

대상과의 동일시(同一視), 즉 대상에 사로잡힘을 반복하게 된다.


따라서 결국 마음공부는 대상에 다한 흔들림 없는 정견과 자각,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공부다.


- 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