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생각은 환상(幻想)이다 - - 법상 스님
시간은 실재(實在)하지 않습니다. 시간은 분별 망상을 하는 습성을 지닌 사람들이 만들어낸 엄청난
환상(幻想)입니다. 기억(記憶) 속에만 있는 과거(過去)라는 지나간 시간은 진짜 과거가 아니라, 다만
기억 속에서만 허상(虛想)으로 있는 환상일 뿐입니다. 과거(過去)라는 지나간 시간은 생각 속에서만
허상(虛想) 환상(幻想)으로 있을 뿐, 실제로는 없습니다.
이 사실이 정말이지 않나요?
과거라는 지나간 시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과거를 살아본 적도 물론
없습니다.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어서 살던 때는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과거라는 허상 환상은 사람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즉 내 정체성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과거라는 허상 환상이 나의 정체성을 알게 해주는 것 때문에 사람들은 과거를 믿고, 과거에 있었던
나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 경험들, 정보의 조각들, 의식의 조각들을 모아서 나에 대한 정체성을
만들어냅니다.
과거가 허망한 실체가 없는 허상 환상이기 때문에, 그렇게 과거에 있었던 나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
경험의 조각들, 정보의 조각들, 의식의 조각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나라는 정체성 또한 허망한 실체가
없는 환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는 결코 없습니다.
지나간 시간이라는 과거가 나라는 실체가 없는 허망하고 헛된 정체성을 선물해주는 것처럼, 또한
시간이라는 환상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미래에 대한 추구를 성취할 것을 속삭입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성취약속 또한 생각일 뿐, 허상일 뿐, 환상일 뿐 미래에 성취될만한 그런 실재(實在)는 없습니다.
오직 진짜로 있는 것은, 생각 허상 환상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이것'
입니다. 생각 이전의 자리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만이 진실(眞實)입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를 생각으로 해석하지 않은 채, 생각으로 왜곡하지 않은 채로
그냥 그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곧 팔정도(八正道)의 하나인 정견(正見)입니다.
세상을 정견(正見)으로 보면, 세상은 그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아무 일도 없고, 좋거나 나쁜 것도 없고, 나라는 정체성도 없고,
미래의 두려움이나 희망도 없고, 과거에 대한 후회도 없고, 그저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이것'이
있을 뿐입니다.
생각이라는 환상(幻想)에 결코 속지 마십시오. 과거 미래라는 환상에 속지 마십시오. 생각이라는
환상도 아니고, 과거 미래라는 환상도 아닌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의 진실에
서 계십시오.
... . . . . . ....
시간이라는 환상 속에 빠져 있는 동안은 사람들은 진실(眞實)과 아주 멀리 멀어져 있습니다. 과거의
어느 순간을 떠올리거나, 미래의 어느 순간을 추구하거나, 혹은 생각이라는 환상 속에 빠져 있는 동안
사람들은 진정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의 삶이 아닌, 시간과 생각이라는 환상이 만들어
낸 가짜 삶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명심(銘心)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시간'도 환상이고, 과거 미래라는 시간도 환상이며, 생각 역시
환상임을 자각(自覺)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사실을 깨달은 후에는, 그같은 허망한 환상에 머물지 않고,
당장에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라는 진실(眞實)에 머무는 것입니다.
물론 허망한 생각이라는 환상, 허망한 시간이라는 환상에 머물지 않고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라는
진실(眞實)에 머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생각이라는 환상은 끊임없이 온갖 이야기를 펼쳐
낼 것이며, 생각이라는 환상은 역시 환상인 과거나 미래로 떠나는 여행을 좀처럼 멈추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사실 뭐 큰 상관은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그렇게 오락가락하는 생각이라는 환상이 허망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에, 필요에 따라
잠깐씩 생각이라는 환상의 여행을 써먹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 진실만 놓치지 말고 명심(銘心)하십시오. 즉, 과거 미래라는 시간과 생각은 허망한 허상 환상이며,
참된 실상, 참된 진실은 오로지 지금 여 이 순간 이 자리라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자각(自覺)한다면,
사람들은 점점 더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로 돌아와 머무는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생각을 많이 하는
시간이 아닌, 잠시 생각을 멈추고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이 아무것도 아닌, 아무 느낌 없는 존재의
자각(自覺)으로 자주 돌아와 멈추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텅~빈 바탕자리만이 삶이고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만이
존재이며, 지금만이 전부입니다. 아니, 지금 여기 이 자리 이 순간을 빼고나면 그 어떤 것이 진실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삶이란 아주 단순 명료합니다. 자주 지금 여기 이 자리 이 순간이라는 진실과 접촉하는 겁니다.
더 자주 거짓 삶, 가짜 인생을 확인하고, 지금 여기 이 자리 이 순간이라는 진실과 친밀해지라는 겁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존재하십시오. 그것은 너무 단순합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이렇게 있으면 되니까. 그저 그냥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 이렇게 존재해 주면 됩니다.
바람이 피부에 와 닿는 느낌과 함께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활짝 깨어있으십시오. 어떤 소리가
들리든 소리의 내용에는 집착하지 말고, 그저 그 소리를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함이 없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것'과 함께 그저 가만히 있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될 수 있는 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자주 자주 여행을 떠나오십시오. 아니 사실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멈춰서, 가끔씩 필요할 때만 생각이라는 환상으로의 여행, 과거 미래라는 시간인 환상
으로의 여행을 의식적으로 잠깐씩 하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과거나 미래라는 환상 속에, 생각이라는 환상 속에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그것을 믿지 않고,
그것에 속지 않기만 하면 됩니다. 시간, 생각, 이 세상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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