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혜법어] 확연거사에게 보낸 편지
○ 세간의 도리를 배움은 입으로 따져 말하고 분별하는 마음 분별하는 생각에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출세간의 도리를 배움은 입으로 따져 말하고 분별하는 마음 분별하는 생각에 의존하면 멀어집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출세간의 법은 생각으로 헤아리고 분별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가 대사가 말했습니다.
"출세간 법의 재산을 훼손하고 그 공덕을 소멸시킴이 이 분별심(분별하는 마음, 분별하는 생각)에
연유하지 않음이 없다.
學世間法(학세간법)。全仗口議心思(전장구의심사)。學出世間法(학출세간법)。用口議心思則遠矣
(용구의심사측원의)。佛不云乎(불불운호)。是法非思量分別之所能解(시법비사량분별지소능해)。
永嘉云(영가운)。損法財滅功德손법재멸공덕)。莫不由茲心意識막불유자심의식)。
○ 방 거사가 하루는 초가집 속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말했습니다.
"어렵고도 어렵구나! 열 섬의 참깨를 나뭇가지에 발라 붙이는 것과 같도다."
방 거사의 부인이 그 말을 듣고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쉽고도 쉽구나! 온갖 풀잎 위에 조사의 뜻이로다."
방 거사의 딸 영조가 말했습니다.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구나!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잔다."
제가 말합니다. "이 세 사람은 함께 길을 가면서도 같은 걸음걸이는 아니고,
같이 얻었으면서도 같이 잃지는 않았다."
세 사람이 각자 한 말을 만약 분별심으로 이리저리 두루 헤아려 짐작한다면, 세 사람의 귀결점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한 하루 동안 스스로 자기의 본지풍광, 본래면목을 보지 못하고,
어렵고도 쉽고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는 말에 붙잡혀 허둥지둥 끌려 다니면서 자유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분별 망상 번뇌에서 벗어난 자유를 얻고자 한다면 이 세사람이 말한 것을 한마디로 말해보시오.
그 한마디 말은 이미 제가 진흙에 빠지고 물에 젖으며 설명을 다해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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