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텅~빈 틈새로 비춰지는 햇빛에는 가는 먼지가 요요히 일고,
맑은 연못 바닥에는 빛의 그림자가 소소히 밝다.
虛隙日光 纖埃擾擾 淸潭水底 影像昭昭
허극일광 섬애요요 청담수저 영상소소
『선가귀감, 청허 휴정 대사』
화두를 들거나 기도를 할 때나 공부를 하고 있을 때는 분별 망상 잡념이 올라오는 것을 쉽게 안다.
그것은 그만큼 마음이 안정되고 맑아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평상시에 일을 처리할 때나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는 마음이 온통 분별 망상 잡생각 속에 있기 때문에 분별 망상 잡념 그 자체마저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 시(詩)는 사람들의 그와 같은 마음의 변화를 잘 나타낸 글이다.
분별 망상 잡생각을 알아차리기까지는 누구나 가능하다. 그러나 일어난 분별 망상 잡념을 깨끗이
청소해버리는 일은 어렵다. 그래서 마음공부라는 것이 분별 망상 잡념과의 싸움이며 혼미함과의
싸움이다.
마음이 더욱 맑아지면 또 다른 차원의 미세한 분별 망상 잡념이 일어남을 알아차리게 된다.
마음이 미세하고 세밀하면서 더욱 맑아지고 맑아지면서 더욱 미세하고 세밀해 진다.
선(禪)은 하나의 거울과 같다. 그 거울은 사람들의 마음상태와 온 세상을 환히 비춘다.
선심(禪心)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그 거울은 더욱 맑고 밝고 투명하다. 가깝게 있는
것으로 비유하자면 언덕에 올라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일이며, 병상에 누워
줄어드는 시간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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