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인위적인 조작이 없는 마음

장백산-1 2020. 5. 18. 13:31

인위적인 조작이 없는 마음


인위적으로 의도적으로 의지적으로 의식적으로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내 눈 앞에 다양한 모양의 사물들이 저절로 드러나있고 그것들이 저절로 내 눈에 비춰진다.

눈 앞에 있는 다양한 모습의 사물들은 저절로 눈 앞에 드러나서 저절로 내 눈에 보이고 제각각의

인연(因緣) 따라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시시각각 다른 모양으로 변하면서 사라져간다.


들려오는 온갖 소리들도 나의 인위적 의도적 의지적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어졌다 

끊어졌다 드러났다 사라져버리고 있다. 내가 그 소리를 따라 이어지는 기억 속으로 들어가든 나오든 

그 소리는 인연 따라 제 갈 길을 가는 것이다.


온갖 가지 감각적인 자극이 나의 인위적 의도적 의지적 의식적인 생각과 아무 상관없이 저절로 일어

났다 사라진다. 몸이 불편한 느낌이 저절로 일어나고 사라진다. 그 느낌을 가만히 바라보면 그 느낌은

머물러 있지도 않고 고정되어 있지도 않다.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바라도 그 불편한 느낌은 내 

바람과 상관없이 저절로 제 인연 따라 제 갈 길을 간다.


눈앞에 저절로 드러나는 현상을 내가 인위적 의도적 의지적 의식적인 노력으로 거두어들일 수도 없고 

없애버릴 수도 없다. 눈앞에 저절로 드러나는 현상을 내 의지와 뜻에 따라 변하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대로 머물게 하고 싶어도 눈앞에 저절로 드러나는 현상, 즉 모양, 소리, 냄새, 맛, 느낌, 생각은 

내 마음대로 내 생각대로 내 의지대로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보고 싶지 않은 듣고 싶지 않은 현상을 버리거나 없애고 싶어도 내 뜻대로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현상은 본래 태생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저절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상대로 씨름해보았자 헛수고일 뿐이다. 모든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제 갈 길을 간다.


내 맘대로 현상을 바꿀 수가 없다보니 현상을 이해하고 알아보려고 한다. 모든 현상들은 어디에서 왔고, 

어떤 뜻을 가지고 왔으며, 무언인지 생각해서 분석해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인위적 의도적인 그런 이해와 

생각, 노력은  억지스럽기만 한 헛된 노력이다. 인위적 의도적인 그런 이해와 생각, 노력은 현상에 대한 

나만의 생각이고 이해일 뿐이다. 나만의 상상이며 추론이다. 자연스럽지 않다. 


지금 여기 눈 앞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을 대상으로 현상의 본질을 찾고, 원인을 찾는 이 내적 행위는 

거대한 우주를 바라보는 개미 한 마리가 거대한 우주의 이치를 논하는 것처럼 허무맹랑하고 과장되고 

억지스런 짓이다. 실체가 없는 생각 관념으로 헤아릴 수 없는 우주를 설명하려는 것처럼 자연스럽지 않다.

그런 노력을 하더라도 우주는 달라지지 않고, 그런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우주는 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조바심 어린 시도와 부단한 노력 또한 잠깐 일어났다 사라지는 물거품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우주의 심오한 이치를 알고, 이해하더라도 양지바른 곳에 누어있는 고양이가 하품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가 있든 없든, 내가 아는 것이 많든 적든, 내가 쌓아온 노력이 많든 적든 이 세상 

모든 것, 이 세상 모든 현상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가운데 저절로 계속 변하면서 흘러가는 구름과 같은

것들이다. 드러나는 현상은 머물러있지 않고 변화하면서 순간순간 사라져가지만 자연스러운 변화와

청정한 무정형성(無定形性 ; 정해진 모습이 없는 성품)은 영원히 변함이 없다. 자연스러운 변화와

청정한 무정형성(無定形性) 이것은 깊이도 넓이도 없다. 시작도 끝도 없다. 이것은 마음의 조작으로 

포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해되는 것이 아니며 심오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그냥 이것일 뿐이다.


자연스럽게 저절로 경험되는 표면(表面, 현상)이 그대로 이면(裏面, 본질, 근본, 근원)이다. 표면 아닌 

이면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추상해야 한다. 그러나 추상된 내용은 환상일 뿐인 생각이고 조작이다. 그냥 

눈앞에 시시각각 변하는 표면 그대로 본래부터 이미 정해진 모양이 없는 이것, 이 자연스러움이다. 

인위적 의도적 의지적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모든 것이 지금 여기 이 자연스러움에서 저절로 이루어진다.


심오한 세계, 초월의 세계 역시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고 이어지고 사라진다.

물결이 그대로 물이지 심오한 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 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