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貪), 진(瞋), 치(癡) 삼독심(三毒心)으로 불타고 있다”
봇다의 초기 3가지 핵심 경전, 승인 2020.05.11 10:41
어머니가 어린 자식에게 이야기할 때, 몸을 낮추어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이야기한다. 서로의 눈높이가 맞을 때 친밀하고 대등하며 온전한 소통이 가능하다. 비행 중인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이 뻣뻣이 선 채로 이야기하지 않고, 몸을 낮추어 탑승객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는 것은 친절하게 소통하기 위함이다.
붓다가 고행을 중단하고, 수자타가 쑤어 올린 우유죽을 받아 드신 후 니련선하에서 목욕하고,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 앉아서 새벽별을 보고 깨달았다. 그곳에서 장소를 조금씩 옮겨가며 일주일동안의 사유(思惟)를 일곱 번 마쳤다. 그 후 범천(梵天)의 권청에 따라 법(法, 진리, 깨달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펴기로 결심하고, 대상을 누구로 할까 살피다가 250km 떨어져있는 바라나시 인근으로 가서 여전히 고행에만 매달리고 있는 고행 당시의 5도반 고행친구[후의 오비구(五比丘)]를 찾아가 처음으로 첫 설법을 한다. 그것이 〈초전법륜경/初轉法輪經〉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써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를 갖춘 불교가 성립한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로 한 설법이〈무아상경(無我相經)으로 60명의 비구들에게 펼친 설법이다. 이 2차 전도선언 후 가야시사로 가서 가섭 삼형제와 그들을 따르는 배화교도들에게 세 번째로 한 설법이〈연소경(燃燒經)〉이다. 이 세 경전이 불교의 핵심경전(核心經典)이라 할 수 있다. 불교공부를 하는 이라면 누구나 짤막하지만 중요한 이 세 개의 경전을 알아야 한다.
붓다께서는 이 3차 전도 후, 가야 인근의 우루벨라 숲에서 500명의 교도를 거느린 우루벨라 가섭, 그 근처 니련선하에서 300명을 거느린 나디가섭, 가야시사에서 200명을 거느린 가야가섭 등 1,000명을 교화하기로 하였다. 불을 뿜는 독룡을 섬기는 사당에서 하룻밤을 잘 지내고, 독룡을 발우에 가두어 아침에 온전한 모습으로 배화교도들 앞에 선 붓다를 보고, 배화교도들이 놀라는 장면은 이때의 일이다. 이렇게 배화교도 1,000명을 개종시켰다.
개종한 배화교도(拜火敎徒)들은 불(火)을 숭상하는 사화외도(事火外道)였으므로 1,000명을 대상으로 가야 인근의 상두산(象頭山)에서 설한〈연소경(燃燒經)〉은 배화교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불의 비유를 사용하였다.
그 설법 내용을 요약하면, 감각기관(根)ㆍ감각기관의 대상(境)ㆍ감각의식(識)ㆍ감각기관 접촉(觸)ㆍ감각기관 접촉의 느낌(受), 곧 6근ㆍ6경ㆍ6식, 즉 6근과 6경의 접촉[觸]과 6근과 육경의 접촉으로 인안 세 가지 느낌(受)이 탐욕(貪, 욕망)과 성냄(진/瞋, 화냄, 원망, 증오)과 어리석음(치/癡, 무명 무지)라는 삼독심(三毒心)으로 불타고 있고, 태어남ㆍ늙음ㆍ죽음ㆍ우울ㆍ슬픔ㆍ고통ㆍ불쾌ㆍ절망(생노병사우비고뇌/生老病死憂悲苦惱)으로 불타고 있다.
이와 같이 보아서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근경식촉수(根境識觸受)를 싫어하여 멀리해서 18계(6근ㆍ6경ㆍ6식)와 촉수(觸受) 곧 근경식촉수(根境識觸受)가 사라지고 해탈한다. 해탈하면 ‘나는 해탈했다’는 지혜가 생겨서, ‘태어남이 멈추고 청정한 삶이 이루어졌으니, 해야 할 일을 다 마치고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전(北傳) 대장경에서 이에 해당하는 경전은,〈잡아함경〉197번째 경인〈시현경(示現經)〉이다.
“비구들이여, 이 세상 모든 것이 활활 불타고 있다. 눈(眼)이 활활 불타고 있고, 모양과 안식(眼識)과 안촉(眼觸)과 안촉으로 인한 느낌(受), 즉 괴로운 느낌(苦受), 즐거운 느낌(樂受),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受) 또한 활활 불타고 있다. 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ㆍ뜻(意)도 활활 불타고 있고, 법(法)과 의식(意識)과 의촉(意觸)과 의촉으로 인한 느낌(受), 또한 활활 불타고 있다. 무엇으로 불타고 있는가? 탐욕의 불, 화냄의 불, 어리석음의 불로 불타고 있고,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의 불로 불타고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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